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서 단기 차익을 노리고 과도한 대출을 끌어다 쓴 투자자들이 수억 동씩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는 ‘손절매’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4일(화) 베트남 부동산중개인협회(VAR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리동성이 선택적 상태로 접어들면서 자금 회수가 급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VARS 조사 결과, 특히 금융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아파트와 저층 주택을 중심으로 가구당 약 1억~3억 동(한화 약 540만~1,600만 원) 수준의 손실을 감수한 거래가 기록되고 있다. 과거 초기 자본금 10~30%만 투입해 수억에서 수십억 동의 시세 차익을 기대하며 시장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과 리동성 저하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며 심리적 압박이 극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노이 아파트 시장의 경우, 북부 지역의 한 45층 주상복합 단지 58㎡형 매물이 분양가 대비 ㎡당 700만 동 낮은 1억 400만 동에 매물로 나왔다. 이는 전체 가치로 따지면 4억 동(약 2,160만 원) 이상 하락한 수치다. 하노이 동부 지역 역시 과거 3억~5억 동의 프리미엄이 붙었던 매물들이 현재는 분양가 수준으로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포털 ‘Batdongsan.com’ 자료에 따르면 하노이 주요 프로젝트(The Matrix One, The Senique 등)의 전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열기는 불과 9개월 전과 비교해 완전히 식어버린 모습이다. 현지 중개인들은 “매도인 10명당 문의자는 1명꼴”이라며 거래 절벽 상황을 전했다. 원마운트 그룹의 트란 민 티엔 시장연구센터장은 “2023년 말과 2024년 초에 집행된 주택담보대출의 거치 기간이 종료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갑자기 커진 점이 단기 투자자들을 한계로 몰아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응우옌 반 딩(Nguyen Van Dinh) VARS 회장은 “올해 20개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승인되고 법적 문제가 해결된 미착공 사업들이 재개되면서 시장 공급량이 약 20만 가구에 달할 것”이라며 “공급 과잉과 금리 상승이 맞물려 구매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부동산 투자가 단기 투기에서 벗어나 실거주 가치와 재무 효율성을 중시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최소 3~5년 이상의 보유 기간을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