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중단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23일 오후 국제 유가가 10% 이상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10% 이상 하락해 배럴당 88.5달러 근처까지 떨어졌으며, 국제 원유 기준가인 브렌트유(Brent)도 동반 하락해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의 미국·이란 협상을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며 이란 주요 에너지 시설 공격 계획을 일시 중단하도록 공식 지시했다.
이번 조치는 극도의 긴장 국면에서 외교적 해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후퇴로 해석된다. 양국은 이번 주 중 고위급 후속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소식은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 재개방 시한을 앞두고 즉각적인 공급 차질 위험을 우려하던 투자자들의 불안을 빠르게 해소시켰다.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은 분쟁 발생 이후 상당 부분 봉쇄 상태였으며, 이로 인한 중동 산유국의 생산 손실은 하루 700만∼1,0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가 추가 하락에는 이란산 원유의 시장 복귀 가능성도 작용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일시 완화 조치가 새로운 공급원으로의 문을 열었으며,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향방이 외교 협상의 최종 결과와 중동 산유국들의 실제 생산 복원 능력에 달려 있는 만큼, 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