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 꿈꾸며 돈 쏟아붓는 사람들… 미 유행하는 영양제 중독 실태

'불로장생' 꿈꾸며 돈 쏟아붓는 사람들… 미 유행하는 영양제 중독 실태

출처: VnExpress Health
날짜: 2026. 3. 22.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거주하는 38세 미용 전문가 크리스틴 레이트(Kristin Leite)는 매주 한 시간을 20여 종류의 영양제를 분류하는 데 쓴다. 아침에는 가루 형태 4종과 알약 5알을 먹고, 오후와 저녁에도 10알 이상의 알약을 추가로 삼킨다. 체내 신호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한다는 그녀는 뇌 안개(Brain fog) 현상을 없애기 위해 NAD+ 성분을 스스로 투여하고 면역력을 높이려 글루타티온 주사를 직접 맞기도 한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의료진 감독 없는 자가 투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61만 명의 틱톡 팔로워를 보유한 그녀는 자신의 ‘영양제 식단’을 공개하며 판매 수수료를 챙긴다.

레이트의 사례는 현재 미국 헬스케어 산업을 뒤흔드는 거대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세기 영양 결핍 환자를 위한 보조 수단이었던 영양제는 이제 미국 내에서만 700억 달러(약 94조 원) 규모의 제국으로 성장했다. 1994년 제정된 건강보조식품 교육 및 심의법(DSHEA)에 따라 영양제는 의약품과 달리 엄격한 임상시험이나 FDA의 사전 승인 없이도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이러한 법적 허점과 소셜 미디어가 결합하면서 수많은 영양제가 가득 찬 ‘약 서랍’을 소유하는 것이 엘리트 라이프스타일의 척도이자 완벽주의를 과시하는 문화로 변질됐다.

이러한 열풍은 미용 커뮤니티를 넘어 남성들 사이의 ‘바이오해킹(Biohacking)’ 운동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기술 기업가 브라이언 존슨은 하루 111알의 알약을 먹는다고 밝혀 화제가 됐으며, 바이오해킹 전문가 데이브 아스프리는 20년 동안 매일 150알의 영양제를 복용해 왔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28세 딜런 앰블(Dylan Amble) 역시 외모를 극단적으로 가꾸는 ‘룩스맥싱(Looksmaxxing)’ 트렌드에 빠져 매달 115달러를 들여 테스토스테론 증진제 등 각종 보충제를 섭취한다. 그는 아직 호르몬 감소를 겪을 나이가 아니지만, 유명 팟캐스트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노화에 대비한 ‘조기 방어 기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소비 문화를 관리하기 위한 전문 기술 플랫폼까지 등장했다. 영양제 추적 앱인 ‘섭코(SuppCo)’는 67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위 20% 고액 지출자의 경우 한 달 평균 479달러(약 64만 원)를 영양제에 쓴다. 이 앱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마토치 역시 장수를 위해 매달 1,100달러 이상을 투자해 28종의 영양제를 복용 중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러한 현상을 깊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의학 저널 JAMA 등에 발표된 대규모 역학 조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이 비타민과 미네랄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이나 암 예방에 유의미한 혜택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일부 고용량 항산화제는 간과 신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로스앤젤레스의 영양사 모나 샤르마(Mona Sharma)는 이 현상을 ‘새로운 중독’이라 규정하며, 많은 이들이 소셜 미디어 우상을 맹목적으로 쫓으며 신체에 필요하지 않은 화합물을 무분별하게 섭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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