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양측이 상대방 에너지 인프라를 핵심 타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3월 18일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South Pars) 및 아살루예(Asaluyeh) 가스 처리 시설을 공습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 천연가스 시설을 직접 타격한 최초의 사례다. 페르시아만(Persian Gulf) 내 이란·카타르(Qatar) 공동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의 추정 매장량은 50조9,700억 입방미터로, 이란 몫은 전 세계 매장량의 5.6%에 해당한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Germa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and Security Studies)의 하미드레자 아지지(Hamidreza Azizi) 연구원은 “사우스파르스는 이란의 가스 공급 허브로, 전력 생산과 산업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경제 인프라를 약화시키려는 의도적 압박이라고 분석했다.
조지메이슨대학교(George Mason University) 우무드 쇼크리(Umud Shokri) 전문가는 “이번 공격은 단순한 전술적 타격이 아니라 이란 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을 겨냥한 의도된 압박”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 봉쇄가 길어질수록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더 가혹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테헤란(Tehran)에 보내는 것이 이번 공격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19일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United Arab Emirates)의 주요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특히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허브인 카타르의 라스라판(Ras Laffan)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라스라판은 전 세계 LNG 공급량의 5분의 1을 담당하며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다수 국가에 LNG를 공급하고 있다.
AFP(Agence France-Presse) 통신에 따르면 19일 브렌트유(Brent crude) 가격은 5% 이상 급등해 배럴당 113달러에 육박했으며, 유럽 가스 가격은 하루 새 35%까지 치솟았다. 사우디아라비아 파이살 빈 파르한(Faisal bin Farhan) 외무장관은 “이란이 즉각 중단하지 않는다면 신뢰 회복을 위해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쇼크리 전문가는 이스라엘의 지중해(Mediterranean) 역내 가스전인 레비아탄(Leviathan), 타마르(Tamar), 카리쉬(Karish)도 이란의 보복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충돌이 동지중해로 확산될 경우 지역 대결이 다중 지역 에너지 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