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 MWC 2026 Barcelona

바르셀로나 전시장을 핫하게 만든 ‘기상천외’ 아이디어 제품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 MWC란 무엇인가

매년 2월 말~3월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는 전 세계 테크 업계의 심장부로 변모한다. ‘MWC (Mobile World Congress·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모바일 기술 전시회로,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2,900여 개의 참가 기업이 한자리에 모인다. 삼성 (Samsung), 퀄컴 (Qualcomm), 에릭슨 (Ericsson), 노키아 (Nokia) 같은 글로벌 대기업부터 이름 없는 스타트업 (Startup·신생 벤처기업) 까지, 저마다 ‘다음 세대 기술’을 들고 바르셀로나로 집결한다.

올해 MWC 2026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개최됐다. 행사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인공지능)와 ‘유니버설 커넥티비티(Universal Connectivity·전방위 연결성)’였다. 스마트폰 성능 경쟁이나 5G 보급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올해 전시장에서는 AI를 매개로 사람·사물·위성·로봇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플랫폼 경쟁이 전면에 부각됐다.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장비업체들은 하드웨어 속도보다 AI가 구동되는 ‘지능형 정보 통로’ 구축 기술을 내세웠고, 국내외 주요 이동통신사들은 AI 데이터센터(AIDC)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현장 분산 연산)을 통해 기업과 서비스, 기기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과 비지상 네트워크 (NTN·Non – Terrestrial Network) 기술도 대거 등장하며, “우주도 연결된다”는 메시지가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단말기 분야에서는 폴더블 (Foldable·접이식) 스마트폰의 진화가 두드러졌고, AI 스마트 글래스 (Glasses·안경)와 XR (eXtended Reality·확장현실) 기기가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주목받았다. 전시장 곳곳을 누비는 서비스 로봇과 산업용 협동 로봇들은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AI에 접속된 ‘피지컬 AI(Physical AI)’ 생태계의 가능성을 시연했다.
현장의 한 IT 전문가는 “올해 MWC는 서로 다른 산업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는 거대한 실험장이었다”며 “기술의 토대 위에서 어떤 AI 경험을 줄 것인지가 다음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런데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거대 기업들의 전략 발표 사이, 전시장 구석구석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숨어 있었다. ‘대체 이게 팔리긴 할까’ 싶은 기발한 발상부터, 진지하게 상용화를 노리는 혁신 제품까지 – 이번 MWC 2026에서 발견한 주목할 만한 이색 가젯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반려동물이 전화를 건다? 펫폰 (PetPhone)

전시장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이색 제품 중 하나는 단연 ‘펫폰(PetPhone)’이었다. 글로컬미 (GlocalMe)가 개발한 이 손톱만 한 기기는 반려견이나 고양이의 목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보호자와 반려동물 사이의 ‘쌍방향 음성 통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콘셉트다. 보호자가 앱을 통해 반려동물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려동물 쪽에서도 직접 ‘발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제품의 핵심 셀링 포인트다. 가격은 90달러(약 13만 원) 수준이며, 별도 데이터 요금제 가입이 필요하다.

문제는 ‘반려동물이 어떻게 전화를 거느냐’는 것. 개의 경우 6초 안에 세 번 점프하도록, 고양이의 경우 약 90cm 높이의 물체 위로 뛰어오르도록 훈련시키면 자동으로 보호자에게 발신이 된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이 제품을 체험한 기자들은 “강아지가 신나서 날뛰다가 보호자에게 실수로 전화를 걸 수도 있지 않느냐”며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황당한 발상처럼 보이지만, 반려동물 원격 케어 수요가 급성장하는 시장 흐름을 정확히 겨냥한 제품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았다.

로봇이 된 스마트폰, 아너 로봇폰(Honor Robot Phone)

올해 MWC 최대 화제작 중 하나는 아너(Honor)가 선보인 ‘로봇폰(Robot Phone)’이었다. 이름만 들으면 공상과학 영화 속 기기처럼 들리지만, 실체는 스마트폰 본체에 짐벌(Gimbal·흔들림 방지 장치)이 달린 2억 화소 카메라 유닛을 내장한 제품이다. 카메라 유닛은 평소에는 후면 커버 안으로 접혀 들어가 있다가, 촬영 시 자동으로 팔을 뻗듯 펼쳐진다. 아너는 영화 카메라 명가 아리(Arri)와의 협업을 통해 진정한 시네마틱(Cinematic·영화적) 영상 표현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DJI 오즈모 포켓(DJI Osmo Pocket)처럼 별도 짐벌 장비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폰 한 대만으로 프로급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씨넷(CNET)의 현장 기자는 “유튜브(YouTube) 크리에이터(Creator·창작자)로서 이 제품이 콘텐츠 제작 효율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버브(The Verge)의 취재에 따르면 실제 작동 시연에서도 안정적인 피사체 추적 성능이 확인됐다. ‘로봇폰’이라는 이름이 다소 과장된 감은 있지만, 무거운 장비 없이 고품질 영상을 찍고 싶은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AI가 눈앞에서 번역해준다, 알리바바 첸(Alibaba Qwen) S1스마트 글래스

스마트 글래스 시장에도 흥미로운 신예가 등장했다. 중국 알리바바(Alibaba)의 AI 부문 ‘첸(Qwen)’이 선보인 ‘S1’은 단색 그린 컬러의 인렌즈(in-lens)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글래스다. 오른쪽 안경다리를 탭(tap)하거나 스와이프(swipe)하는 방식으로 AI 카메라, 텔레프롬프터(teleprompter·발표 대본 보조 장치), 음악 플레이어, 실시간 번역 등 다양한 앱을 조작할 수 있다. 특히 번역 기능이 압도적인 인상을 남겼다. 착용자가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 옆에 서면, 안경이 자동으로 해당 언어를 감지해 실시간 번역 자막을 눈앞에 띄워 준다.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피씨매그(PCMag)의 기자는 “마치 미래에서 온 스파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무게도 가볍고 착용감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경쟁 제품인 메타(Meta)의 레이밴 디스플레이(Ray-Ban Display)보다 수백 달러 저렴한 약 500달러(약 72만 원)에 중국에서 이미 판매 중이며, 글로벌 출시도 논의되고 있다.

털북숭이 AI 반려동물, ZTE 아이모치(iMoochi)

ZTE가 선보인 ‘AI 스마트 펫’ 아이모치(iMoochi)는 전시장에서 단연 ‘귀여움 부문 1위’를 차지한 제품이다. 크고 동그란 눈을 가진 솜뭉치 형태의 이 기기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눈 디스플레이를 통해 풍부한 표정을 연출하고, 음성 명령을 인식해 다양한 움직임과 반응을 보인다.


충전 중에는 눈에 배터리 충전 아이콘이 뜨는 세심한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직접 말을 하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들어주고 표정과 몸짓으로 반응하는 방식이 실제 고양이와 대화하는 느낌을 자아낸다는 평이다. 이러한 종류의 AI 스마트 펫은 웰니스(Wellness·정신적 건강)와 치료 목적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양한 드레스와 정장 등 의상 라인업도 함께 공개되며 현장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다만 현재 일본 시장에만 출시될 예정이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땀을 분석한다, 스완티(Sweanty) 스웨트 트래커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기기 분야에서는 핀란드(Finland) 스타트업 스완티(Sweanty)의 ‘땀 분석 패치’가 독특한 발상으로 주목받았다. 피부에 부착하는 일회용 센서로, 운동 중 손실되는 수분과 전해질(Electrolyte) 양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앱을 통해 알려준다. 3개 묶음으로 판매되며 별도 충전이나 페어링(Pairing·기기 연결) 없이 즉시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스포츠 영양학 관점에서는 의미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운동 중 얼마나 많은 수분과 나트륨을 잃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스완티는 그 수치를 객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수분 보충과 식단 조절에 도움을 준다. 마라톤 선수나 트라이애슬론(Triathlon) 같은 지구력 스포츠 동호인들 사이에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종이 같은’ 태블릿, 화웨이 메이트패드 미니 (Huawei MatePad Mini)

폴더블폰이나 스마트 글래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화웨이(Huawei)의 메이트패드 미니(MatePad Mini)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조용한 감탄을 이끌어낸 제품이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Apple iPad mini)와 비슷한 크기에 더 얇은 베젤(Bezel·화면 테두리)로 6.8인치 화면을 구현했고, 무게는 255g에 두께는 5.1mm에 불과하다.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PaperMatte(페이퍼매트)’ OLED 디스플레이로, M펜슬 프로(M-Pencil Pro) 스타일러스(stylus·전자 펜)로 필기할 때 실제 종이에 쓰는 것과 매우 유사한 마찰감과 질감을 제공한다. 노트 필기와 스케치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SIM 카드 지원과 베이더우(Beidou·중국 위성항법시스템) 위성 통신 기능이 내장돼, 셀룰러 네트워크가 없는 야외 환경에서도 독립적으로 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등산객이나 오지 여행자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중국 기준 584달러(약 84만 원)로, 글로벌 출시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온다, 엑스판세오(Xpanceo)

다소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두바이(Dubai) 기반 스타트업 엑스판세오(Xpanceo)는 올해 MWC에서 가장 ‘먼 곳의 미래’를 보여준 기업으로 꼽혔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Micro-Display)와 혈당(Blood Glucose) 연속 모니터링 기능을 하나의 콘택트렌즈(Contact Lens)에 통합한 스마트 렌즈의 워킹 프로토타입(Working Prototype·실제 작동 시제품)을 올해 안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전력과 연산은 귀 뒤에 거는 별도 블루투스(Bluetooth) 액세서리가 담당하는 구조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 외에도, 환자의 약물 농도를 모니터링하거나 녹내장(Glaucoma) 초기 징후를 감지하는 의료용 버전도 개발 중이다. 스마트 글래스조차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시점에 스마트 콘택트렌즈라는 발상은 황당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분야에서 엑스판세오는 이미 가장 앞서 있는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상용화까지는 아직 수년이 걸릴 전망이지만, 그 방향성만큼은 분명한 미래를 가리키고 있다.

몸이 전화기가 된다, 루키(Looki) L1 AI 핀

퀄컴(Qualcomm) 부스에서 발견한 루키(Looki) L1은 한때 큰 주목을 받았다가 사라진 ‘휴메인 AI 핀(Humane AI Pin)’의 콘셉트를 이어받은 AI 핀(Pin)형 웨어러블이다. 셔츠 앞에 클립으로 고정하거나 목걸이처럼 착용하는 방식으로, 내장 카메라와 마이크가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음성 AI 어시스턴트(Assistant·보조 기기)가 각종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한다.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Snapdragon) 칩셋을 탑재해 온디바이스(On-Device·기기 자체) AI 처리 능력도 갖췄다.
무엇보다 가격이 199달러(약 29만 원)로 합리적인 데다 월 10달러 수준의 데이터 요금제만 추가하면 즉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아직 완벽한 답은 아니지만, AI 핀 개념의 현실적인 진화형으로서 다시 한번 주목할 만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키보드가 다시 살아났다, 클릭스 커뮤니케이터 (Clicks Communicator)

마지막으로 소개할 제품은 최첨단 AI나 폴더블 디스플레이와는 정반대 방향의 혁신을 추구하는 클릭스 커뮤니케이터 (Clicks Communicator)다. 올해 초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 가전 전시회) 에서 먼저 공개됐고, MWC에서 추가 사양이 공개된 이 스마트폰은 한때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던 블랙베리(BlackBerry)의 전 디자이너가 설계한 물리 QWERTY(쿼티) 키보드 스마트폰이다.
물리 키보드, 알림 LED(발광다이오드) 표시등, 헤드폰 잭(Headphone Jack), 물리 SIM 카드 트레이, 마이크로SD(MicroSD) 카드 슬롯까지 – 최근 10년간 스마트폰에서 하나씩 사라진 기능들을 모두 되살려 담았다. 안드로이드(Android) 20까지 소프트웨어 지원을 보장한다고도 밝혔다. 씨넷의 기자는 “노스탤지어(Nostalgia·향수)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오늘날 만들어진다면 블랙베리가 어떤 모습이었을지를 상상한 제품”이라고 표현했다. MWC 기간 중 100달러 할인과 함께 예약 기간도 연장됐다.

올해 MWC 2026은 AI와 연결성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반려동물·운동·시각·소통 등 인간의 가장 일상적인 영역에 깊숙이 파고드는 소소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빛을 발한 전시회였다. 일부 제품은 어이없는 발상으로 웃음을 자아냈고, 또 일부는 ‘이거 진짜 사고 싶다’는 진지한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등장한 지 불과 20년이 채 안 된 지금, 기술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바르셀로나의 전시장은, 그 가능성이 여전히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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