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들이 임시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방편으로 악용해 온 수련 비자(Training visa·407 비자) 규정을 전격 강화했다. 호주 내무부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외국인 연수생이 비자를 신청하기 전 고용주의 후원 승인과 지명 절차가 반드시 완료되도록 하는 새 규정을 1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407 비자는 외국인 노동자가 호주에서 최대 2년 동안 직업 훈련을 받으며 실무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고용주의 후원 신청과 연수생의 비자 신청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비자 심사 기간 중 기존 비자가 만료되더라도 브릿징 비자(Bridging visa)를 발급받아 호주에 계속 머물 수 있는 허점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후원 업체 승인과 연수생에 대한 노미네이션(지명)이 사전에 완료되지 않으면 비자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번 조치는 자국 내에 머무는 외국인들이 영주권 취득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임시 비자를 갈아타며 체류를 연장하는 소위 영구적 임시 체류(Permanent temporariness) 현상을 근절하기 위한 것이다. 호주 당국은 이러한 관행이 이민 시스템을 교란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 위험을 높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무부는 후원 업체들에 연수 시작 전 모든 절차를 마칠 것을 권고했으며, 호주 내 체류 중인 신청자는 비자 승인 대기 기간 중에도 유효한 비자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정부의 이민 억제 기조는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번 달 초 호주 정부는 예고 없이 졸업후 비자(485 비자) 수수료를 4,600호주달러(약 410만 원)로 두 배 이상 인상해 유학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또한 졸업 후 취업 가능 기간을 기존 4~6년에서 2~4년으로 단축하고, 비자 취득을 위한 영어 성적 기준도 IELTS 6.0~6.5점으로 0.5점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국제 학생 등록 건수를 27만 명으로 제한했던 호주 정부는 올해 그 한도를 29만 5,000명으로 소폭 늘렸으나,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8%가량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호주가 주택난과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자 유입 속도를 조절하는 고강도 처방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