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부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단 위험에 대비해 석유 및 원자재의 수입 관세를 0%로 전격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8일 재무부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재무부는 최근 법무부에 제출한 최혜국대우(MFN) 세율 수정안을 통해 수입원 다변화와 국내 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 조치를 제안했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무연 휘발유 및 휘발유 조제 원료의 MFN 세율을 현행 10%에서 0%로, 경유와 항공유는 7%에서 0%로 낮추는 것이다. 또한 나프타, 리포메이트, 콘덴세이트 등 석유화학 원료의 관세도 0%로 인하될 전망이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로 인해 2025년 수입액 기준 약 1조 240억 동의 예산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재무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관세 인하를 들고나온 것은 미국, 이스라엘, 이란 간의 갈등으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급소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매일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지나는 이 항로가 막히면 아시아 지역 정유 공장들의 가동률이 급감하고 석유 제품 수출이 제한되어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현재 베트남 수입 석유의 상당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과 아세안 국가로부터 0% 관세로 들어오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이들 국가로부터의 물량 확보조차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재무부는 MFN 관세를 0%로 낮추면 국내 석유 유통업체들이 베트남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로부터도 적극적으로 물량을 수입할 유인이 생겨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베트남 원유 수입의 약 80%를 차지하는 쿠웨이트 등 중동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다. 지난해 베트남은 약 990만 톤의 석유 완제품과 1,410만 톤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번 관세 인하안은 정부 서명 즉시 발효되어 오는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재무부는 상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산업통상부의 건의를 받아 적용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압박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