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시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패닉에 빠진 가운데, ‘증시의 대부’로 불리는 응우옌 주이 흥(Nguyen Duy Hung) 사이공증권(SSI) 회장이 시장의 과도한 공포심을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9일(현지 시각) 응우옌 주이 흥 회장은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발 갈등으로 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이것이 베트남 증시를 패닉에 빠뜨릴 만큼 충분한 이유인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지수가 개장 직후 100포인트 이상 무너지는 전례 없는 폭락장 속에서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판단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흥 회장은 과거 증시가 급락하거나 민감한 시기마다 시장의 바닥을 정확히 예측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2025년 4월 지수가 급락할 당시와 12월 역사적 고점 대비 하락장에서도 두 차례나 정확한 시장 진단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은 바 있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지수 예측 대신 ‘열린 질문’을 통해 시장의 심리적 동요를 지적했다.
이날 시장은 흥 회장의 발언과는 별개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장 직후부터 쏟아진 투매 물량에 전 업종이 하한가로 밀려났으며, 일본·한국·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의 동반 하락과 달러화 강세가 심리적 마지노선을 무너뜨렸다.
다만 석유 및 가스 업종은 글로벌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장 초반 강세를 보이며 유일한 ‘탈출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현지 증권사 MBS는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수입국인 베트남은 유가 상승이 운송 및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입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며 단기적인 환율과 물가 리스크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장 전체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에너지, 화학, 해운 업종과 더불어 경기 방어주인 전력, 용수, 보험 섹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