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시가총액이 1,200조 동(약 63조 4,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현지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이어진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장 시가총액의 약 12%를 여전히 외인이 점유하고 있으며, 오는 9월로 예상되는 ‘신흥시장(Emerging Market)’ 격상이 자금 흐름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23년부터 호찌민 증권거래소(HoSE)에서만 약 260조 동 규모의 외인 순매도가 발생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시스템적 위기보다는 글로벌 자금 재편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신흥시장 펀드(GEM 펀드)의 30%, 아시아 투자 펀드의 40%가 베트남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으며 블랙록(BlackRock), 뱅가드(Vanguard)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2025년 베트남 GDP 성장률이 8%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거시경제적 매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베트남 증시의 가장 큰 기대 요소는 FTSE 러셀(FTSE Russell)의 시장 등급 격상이다. 비엣캡(Vietcap)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3월 심사 통과 가능성을 100%에 가깝게 보고 있으며, 9월 공식 격상 시 최대 50억~70억 달러(약 6조 6,000억~9조 2,000억 원)의 신규 외자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베트남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은 약 12배로 타 신흥국(14~15배) 대비 저평가되어 있으며, 일일 거래액이 10억~3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점도 외인 복귀의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자금 유입의 핵심 타깃은 빈그룹(Vingroup)과 주요 은행, 증권사 등 대형 블루칩 종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가총액 약 2,000조 동(약 800억 달러) 규모의 빈그룹 컨소시엄은 산업, 기술, 부동산 등 핵심 분야를 망라하고 있어 외인 자금의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소수 종목에 대한 의존도를 우려하지만, 미국의 MAG-7이나 한국의 삼성전자 사례처럼 성장기 시장에서는 주도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드래곤 캐피탈(Dragon Capital)의 레 안 뚜안 총괄이사는 과거 한국, 대만, 중국이 두 자릿수 GDP 성장을 기록하던 시기에 증시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베트남 역시 정책 지원과 소비, 무역의 4대 동력을 바탕으로 증시가 ‘퍼센트(%)’ 단위가 아닌 ‘배수(Multiples)’ 단위로 성장하는 시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