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활동하는 베트남 노동자들이 단순한 송금을 넘어 가족을 일본으로 초청해 함께 생활하는 ‘가족 동반 거주’를 새로운 삶의 목표로 삼고 있다. 20일 브이앤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과거 ‘나홀로’ 돈을 벌러 왔던 노동자들이 이제는 일본의 바뀐 비자 제도와 근무 환경을 활용해 배우자와 자녀를 불러들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 기술 인턴이나 전문 인력으로 근무 중인 많은 베트남 노동자는 가족과의 재결합을 위해 경제적, 언어적 장벽을 극복하려 애쓰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특정 기능(Specified Skilled Worker) 비자 제도를 확대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과 일본어 실력을 갖춘 노동자들에게 가족 동반 거주를 허용하는 추세가 이러한 움직임에 불을 지폈다.
현지에서 만난 30대 베트남 노동자 응우옌 씨는 지난 2년간의 노력 끝에 최근 아내와 아들을 일본으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그는 “고향으로 돈만 보내는 것보다 가족이 함께 이곳에서 생활하며 아이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족 전체에 유익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업무 시간 외에도 일본어 공부에 매진하고,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적절한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다. 일본의 높은 물가와 복잡한 행정 절차, 그리고 가족들이 겪게 될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는 여전히 큰 걸림돌이다. 특히 자녀의 학교 적응 문제와 배우자의 취업 제한 등은 가족이 일본에 정착한 뒤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일부 노동자들은 가족을 초청한 뒤 급격히 늘어난 생활비 부담 때문에 오히려 본인의 생활 수준이 낮아지는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베트남 노동자들의 이러한 변화가 일본 사회의 인력난 해소와 다문화 공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자들이 가족과 함께 거주하며 안정을 찾을 때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장기 근속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일본 기업들은 베트남 직원을 위해 가족 초청 서류 준비를 돕거나 주거 수당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브이앤익스프레스는 일본 내 베트남 공동체가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집단을 넘어, 가족 단위로 정착하며 일본 사회의 일원으로 뿌리 내리려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