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중견 작가 응우옌 테 틴(Nguyen The Thinh)이 최근 뗏(Tet, 설)을 맞아 어머니의 희생과 고향의 향수를 담은 감동적인 산문 ‘향기가 퍼지도록 문을 열어라’를 발표했다. 16일 뚜오이쩨(Tuoi Tre) 보도에 따르면 작가는 이번 글을 통해 인내와 회한이 서린 여인의 ‘등’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꼽으며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작가는 북베트남의 ‘파괴 전쟁’ 당시 지어진 토굴 탁아소에서의 기억을 소환했다. 가난했던 시절, 흙벽을 파먹을 정도로 굶주렸던 이전 교사와 달리 새로 부임한 투언(Thuan) 선생님은 벽에 구멍을 내어 창을 만들고 말린 바나나 잎으로 문을 해 달았다. 선생님은 날씨가 좋을 때마다 “향기가 날아오도록 문을 열어라”라고 말하곤 했는데, 당시 아이들에게 그 향기는 들판과 흙, 지푸라기 냄새였다. 작가는 이 평범한 문장이 성인이 된 지금 시와 철학으로 다가온다고 회상했다.
작가의 고향인 레투이(Le Thuy)는 “두꺼비 오줌에도 홍수가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해에 취약한 곳이었다. 홍수철이면 바나나 나무 밑동을 파내어 쓴맛을 빼고 요리해 먹으며 끼니를 이어갔다. 작가는 자신의 집도 가난했지만, 더 가난한 이웃을 위해 생선을 나누고도 상대방이 무안해하지 않도록 일부러 마늘과 고추를 빌려오게 했던 어머니의 사려 깊은 마음씨를 떠올렸다. 작가는 이것 역시 타인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향기가 퍼지도록 문을 연’ 행위였다고 고백했다.
특히 뗏 명절을 앞두고 생강 잼과 반투언(Banh Thuan)을 만들기 위해 부엌에서 하루 종일 등을 돌린 채 일하던 어머니의 모습은 작가에게 잊히지 않는 잔상으로 남았다. 작가는 여인의 등이야말로 인내와 회복력의 상징이며, 고난과 걱정이 순수한 향기로 배어 나오는 통로라고 정의했다.
작가는 “등은 향기가 배어 나오는 관문”이라며, 젊은 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이 세월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그윽한 향기로 다가온다는 메시지로 글을 맺었다. 이 수필은 명절을 앞둔 베트남 독자들에게 가족의 의미와 나눔의 철학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