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의 관광 거점 도시 다낭이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원격 근무자)’들의 성지로 부상하면서, 급격한 임대료 폭등과 생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지역 사회의 갈등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14일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보도에 따르면, 다낭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노마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그 이면에서는 현지인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과거 뉴욕타임스가 ‘베트남의 마이애미’라고 치켜세웠던 다낭의 화려한 풍광은 외국인 원격 근무자들에게는 낙원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 다낭에서 통역사로 일하는 쑤언 타오(38) 씨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도심 아파트 임대료가 월 1,200만 동(한화 약 64만 원)까지 치솟았다”며 “현지 전문직의 한 달 월급 전체를 월세로 내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녀는 결국 방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도심에서 30km 떨어진 호이안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에어디앤에이(AirDNA)의 데이터에 따르면 다낭 내 단기 임대 숙소는 2022년 대비 43.8% 급증했으며, 평균 임대료는 2022년보다 17.6% 상승한 상태다. 집주인들이 달러 결제가 가능한 외국인들을 선호하면서 현지인들을 위한 저렴한 주거 공간은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다낭 시 당국은 2025년 약 76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들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원격 근무자들에 대한 명확한 관리 체계는 부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다낭이 태국 치앙마이나 인도네시아 발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드니 대학교의 다니엘 슐락바인 연구원은 “디지털 노마드의 유입은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주거 불평등과 환경 파괴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뗏(Tết) 연휴를 기점으로 외국인 유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물가 안정과 현지인 주거권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