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 꽝응아이성 연안의 리선섬 어부들이 수 세기 동안 호앙사 군도로 항해하며 영토를 수호하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일궈온 강인한 개척 정신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현지 매체 탄니엔은 최근 보도를 통해 험난한 바다 환경 속에서도 대를 이어 호앙사 군도 인근 해역으로 출항하는 리선 어부들의 삶과 그들이 간직한 역사적 사명감을 상세히 전했다. 리선 어부들에게 호앙사 군도는 단순한 어장이 아니라, 조상 대대로 지켜온 영토이자 생존의 뿌리가 박힌 신성한 장소로 여겨진다.
과거 응우옌 왕조 시대부터 리선 주민들은 ‘호앙사 함대’를 조직해 매년 바다로 나갔다. 당시 어부들은 변변한 항해 장비도 없이 뗏목과 소형 선박에 의지해 목숨을 걸고 호앙사 군도로 향했으며, 그곳에서 영토 표지석을 세우고 해산물을 채취하며 실효적 지배를 공고히 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리선 어부들이 거친 파도와 주변국의 견제 속에서도 호앙사 해역을 포기하지 않는 정신적 지표가 되고 있다.
리선섬에서는 지금도 호앙사로 떠나 돌아오지 못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고 살아 돌아온 이들에게 감사하는 전통 의례인 ‘레 khao le the linh’이 엄숙하게 거행된다. 이 의례는 호앙사 군도 수호에 헌신한 조상들의 용기를 기리는 동시에, 오늘날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리선만의 독특한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현지 전문가들은 리선 어부들이야말로 베트남 해양 주권 수호의 산증인이자 살아있는 역사라고 평가한다. 리선의 한 노련한 어부는 “바다는 위험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피땀 흘려 지킨 땅이기에 결코 떠날 수 없다”며 “후손들에게도 이 바다와 역사를 온전히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리선 어부들의 안전한 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선박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통신 설비를 보강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꽝응아이성 당국 또한 리선의 역사적 가치와 어부들의 삶을 연계한 문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