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연중 최대 명절인 뗏(Tet 설) 연휴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호치민시의 밥상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역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명절 음식의 주재료인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20~25% 급등했고, 새우와 오징어 등 수산물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소비자와 상인, 업계 관계자들을 종합하면,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호치민시 지역민의 식료품 지출은 10~1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음력설은 베트남에서 연중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 정부 기관과 많은 기업들이 영업일 기준 최소 5~7일간 휴무에 들어가고, 일부 공장과 민간 기업은 귀향길에 떠난 근로자들을 배려해 휴무 기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뗏은 전국 각지에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고,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등 명절이 집밥 중심으로 전개되기에 사정이 여의치 않아도 식비는 줄이기 어려운 지출 항목이다.
최근 지역 전통시장과 대형 소매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시장 조사에 따르면, 예년보다 빠르게 1월부터 많은 품목의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특히 명절 음식의 주재료인 신선 식품과 건조 식품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 중 급등한 돼지고기값은 식료품 가격 상승을 주도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현재 호치민시의 여러 시장에서 판매 중인 부위별 돈육값은 목살 kg당 22만~23만 동(8.5~8.9달러), 프리미엄 돼지갈비 20만~21만 동(7.7~8.1달러) 등으로 지난해보다 20~25% 오른 상태다. 이 외 삼겹살을 비롯한 다른 부위도 10~15% 올라 많은 가정의 식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공급으로 수산물값 또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간 크기의 블랙타이거새우는 kg당 약 20만 동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동(1.5달러) 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 외 다른 새우류도 10% 안팎으로 올랐고, 참치와 고등어 등 인기 어종이 두 자릿수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예년에 비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식료품 가격 상승에 대해 상인들은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했다.
호치민시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쏨머이(Xom Moi) 시장의 정육상들은 “뗏 준비로 인한 돼지고기 수요 증가가 예년보다 일찍 나타난 반면, 공급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도매값이 매일 같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치민시에서 시행 중인 물가 안정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업체들은 비용 요인 증가 속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베트남 주요 식품 제조업체인 비산(ViSSAN)의 판 반 융(Phan Van Dung)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kg당 6만4,000동(2.5달러) 수준이었던 생돈값은 현재 kg당 6만9,000~7만 동(2.7달러)까지 올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라며 “연휴 성수기를 앞두고 소매가 조정을 위해 지방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나, 가격이 조정되더라도 시장가보다는 3~5% 낮은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며, 원자재 비축분으로 인해 가공식품 가격은 뗏 전후 변동 없이 유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나이축산협회의 응웬 낌 도안(Nguyen Kim Doan) 부회장은 “현재 가격 급등은 업계 관점에서 볼 때 지역적 공급 부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중반 생돈값 폭락으로 인해 많은 소규모 농가가 사육 규모를 줄이거나 양돈을 줄이면서 연말 공급난이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장기화하고 있는 전국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또한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가축 전염병으로 인한 사육비용 증가에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재입식이 고르지 못했고, 작년 말 중부 지역을 휩쓴 태풍도 농가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베트남 내 돼지 사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에 그쳐 연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모자란 상황이다. 업계는 대규모 사육시설의 추가 공급이나 냉동 비축분이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 한 뗏 전후 돼지고기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호치민시에는 돼지 130만여 두가 사육되고 있으며, 일평균 돈육 공급량은 750톤을 웃돈다. 그러나 도축용 돼지의 약 40~45%는 다른 지방에서 조달하고 있어 돼지고기 가격은 뗏 성수기를 앞두고 큰 폭의 변동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