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맥주 시장의 절대 강자인 사이공 맥주-음료 총공사(사베코)가 소비 위축과 음주 운전 단속 강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매출 하락을 겪으면서도, 효율적인 비용 관리로 수익성을 방어하며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과시했다.
1일(현지시간) 베트남 경제 전문 매체 카페에프 보도에 따르면, 사베코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연결 재무제표 결과 연간 총매출은 25조 8,880억 동(약 1조 4,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매출인 31조 8,720억 동보다 약 19% 감소한 수치다. 매출 규모가 1년 만에 약 6조 동(약 3,300억 원) 가까이 증발한 셈이다.
이러한 매출 급감은 베트남 내 맥주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데다, 경쟁 심화와 태풍 등 자연재해의 영향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음주 운전 처벌을 강화한 시행령 제100호가 정착되면서 베트남 특유의 ‘음주 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사베코는 매출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간 순이익 4조 5,730억 동(약 2,5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의 깜짝 성장을 달성했다. 원재료 가격 하락과 공격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한 덕분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사베코의 탄탄한 재무 상태다. 2025년 말 기준 사베코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은행 예금 규모는 총 20조 9,760억 동(약 1조 1,5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회사 전체 자산의 64%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사베코는 이 막대한 예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만으로도 하루 평균 약 27억 동(약 1억 5천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비율 역시 전체 자본의 1.3%에 불과할 정도로 극도로 낮아,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 금융권에서는 사베코가 확보한 20조 동 이상의 실탄을 어디에 사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베코가 침체된 맥주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음료 시장 진출이나 동남아시아 지역 내 유망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한 주주 환원을 위한 대규모 배당 준비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