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이 그동안 회원국 간 논란이 지속됐던 이란 혁명수비대(IRGC·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를 테러 단체 목록에 공식 등재하기로 합의하며 내부의 분열을 끝냈다.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Brussels)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이란의 엘리트 군 조직인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이는 이란 내 인권 탄압과 중동(Middle East) 지역 내 불안정을 초래하는 이란의 행보에 대해 EU가 한층 강경한 대응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EU 내부에서는 혁명수비대의 테러 단체 지정을 두고 법적 근거와 외교적 파장을 우려하는 독일(Germany), 프랑스(France) 등 주요국과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팽팽했다. 특히 특정 국가의 정규군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회원국 법원이나 관계 당국의 사법적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법리적 해석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러시아(Russia)에 대한 무기 지원 의혹과 역내 대리 세력을 통한 긴장 고조가 계속되면서, EU는 더 이상 단일대오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정에 따라 혁명수비대는 EU 내 자산이 동결되고, 관련 인물들에 대한 비자 발급 및 이동의 자유가 엄격히 제한된다. 또한 EU 기업 및 개인들이 이들과 금융 거래를 하는 것도 금지되어 혁명수비대의 자금줄을 압박하는 실질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테헤란(Tehran) 당국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 핵합의(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복원 등 향후 외교 관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 정부는 그간 EU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레드라인(Red Line)을 넘는 행위”라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예고해 온 만큼, 향후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호세프 보렐(Josep Borrell)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유럽은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고 테러리즘에 맞서기 위해 단결했다”며 “이번 조치는 국제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