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전쟁, Z세대 시위, AI거품…..어떤일이 일어났나?
2024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25년이 저물어가고 2026년이 다가오고 있다.
2025년의 세계는 몇몇 키워드가 트렌드였다. 바로 ‘관세’와 ‘트럼프’, 그리고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는 자연재해의 한해였다. 한편 한국에서는 45년 만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이후의 후유증으로 절반을 보냈고, 탄핵정국이 지속되고 있던3월에는 사상최악의 산불이 찾아왔으며, 10월달에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이 억울하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년 후반기 이슈로 부상했다.
다사다난했던 지나가는 한해를 이번호에서 다루어 봤다.
세계뉴스 Top 10
01 I 트럼프가 돌아왔다!
1월 백악관에 복귀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미국 정치의 판도를 뒤집었다.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 습격 사건 관련자 1500여명을 전격 사면하며 보수 진영을 결집시킨 그는, 이후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과 연방정부 조직 대폭 축소라는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민주당 성향 도시에 주방위군을 배치하고 언론을 압박했으며, 다양성·포용성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보수적 색채를 강화했다. 외교 무대에서는 우크라이나(Ukraine) 전쟁 중재와 중동 평화 협상에 적극 나섰지만 성과는 엇갈렸다.
문제는 경제였다.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생활비 부담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이 연패했다. 내년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는 예상보다 불안정한 상황이다.


02 I 중동전쟁 종결
미국의 강력한 중재로 이스라엘(Israel)과 하마스(Hamas) 간 휴전이 성사되면서 2년간의 참혹한 전쟁이 일단락됐다. 생존 인질들과 사망자 유해가 이스라엘로 돌아왔고, 가자지구(Gaza Strip)에서 무혐의로 구금됐던 팔레스타인(Palestine) 수감자 1700명을 포함한 수천 명이 석방됐다.
하지만 휴전은 시작일 뿐이었다. 유엔(UN)과 구호단체들은 가자 지원 물자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하마스 무장해제를 둘러싼 후속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수 주간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며 가자에서 여러 차례 공습을 단행했다.
중동 전역의 긴장도 여전하다. 레바논(Lebanon) 헤즈볼라(Hezbollah) 거점에 대한 공습이 계속됐고, 6월에는 미국의 지원 아래 12일간 전쟁을 벌이며 이란(Iran) 핵시설을 타격했다. 9월에는 카타르(Qatar)에서 하마스 고위 관계자들을 겨냥한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해 국제 사회를 놀라게 했다.

03 I 우크라이나 협상, 끝없는 미로
트럼프의 복귀는 러시아(Russia)가 2022년 촉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새로운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트럼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서 입장을 오락가락하며 키예프(Kyiv)를 불안에 떨게 했다. 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질책하며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생각이냐”고 비난했다.
8월 알래스카(Alaska)에서 열린 푸틴과의 정상회담은 조기 종료됐다. 워싱턴(Washington)은 모스크바(Moscow)가 평화 협상에 진정성이 없다며 러시아에 첫 대규모 제재를 가했다. 11월 말 미국 초안을 바탕으로 국제 협상이 재개됐지만, 초기안이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유럽 동맹국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이 막대한 희생을 무릅쓰고 천천히 전진했고, 우크라이나 도시들은 기록적인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시달렸다.

04 I 트럼프식 관세 전쟁, 세계 경제 흔들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전략 산업 전반에 여러 차례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촉발됐다.
유럽연합(EU)과 중국(China)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보복 관세를 검토하거나 시행했고, 협상 테이블에서는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결국 EU·중국 등과 타협안을 도출했지만, 대가는 컸다.
북미에서도 긴장이 고조됐다.
멕시코(Mexico)와는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캐나다 한 주(州)가 트럼프 관세를 비판하는 광고에 자금을 지원하자 캐나다(Canada)와의 협상은 중단됐다. 미국 내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트럼프는 11월 중순 수입 커피·쇠고기 등 일부 식품 관세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05 I 미국인 교황, 역사를 쓰다
5월 8일,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인 교황이 탄생했다. 시카고(Chicago) 태생으로 페루(Peru)에서 20년 가까이 선교 활동을 한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Robert Francis Prevost·69)가 프란치스코(Francis) 교황 선종 후 24시간도 안 되는 콘클라베(conclave)를 거쳐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시스티나 성당(Sistine Chapel)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며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새 지도자가 결정됐다. 레오 14세(Leo XIV)라는 교황명을 택한 그는 전임자의 노선을 계승해 빈민·이민자·환경 문제에 집중하면서도, 여성 부제 서품과 동성 결혼 인정을 당분간 배제해 보수 진영을 안심시켰다.

06 I Z세대 시위, 대륙을 넘다
30세 미만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시위 물결이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를 휩쓸었다. 열악한 생활 수준, 소셜미디어 검열, 엘리트 부패에 분노한 젊은이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성과는 국가마다 달랐다. 모로코(Morocco)에서는 정부가 사회 개혁을 약속했지만 2000명 이상이 기소됐다. 반면 네팔(Nepal)과 마다가스카르(Madagascar)에서는 시위가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마오주의 KP 샤르마 올리(KP Sharma Oli).
네팔 총리와 안드리 라조엘리나(Andry Rajoelina)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이 퇴진했다.
탄자니아(Tanzania)에서는 선거 후 시위가 잔혹하게 진압됐다. 흥미로운 점은 만화 ‘원피스(One Piece)’의 해적기가 대륙을 넘어 억압에 맞선 투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밀짚모자를 쓴 해골 문양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07 I AI 광풍, 버블 우려 속 질주
기술 대기업들의 AI 투자 경쟁이 천문학적 규모로 커졌다. 미국 자문회사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AI 관련 지출은 올해 약 1조5000억달러, 내년에는 2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의 열광으로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Nvidia) 시가총액이 한때 5조달러를 돌파했지만, 투기 거품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작용도 속출했다. AI가 허위정보를 확산시킨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저작권 소송이 급증했다. 많은 기업이 AI 도입을 이유로 대량 해고에 나섰다.
오픈AI(OpenAI)는 챗GPT(ChatGPT)가 캘리포니아(California) 10대에게 자살 방법을 조언했다는 유족의 소송에 직면했다. 오픈AI는 부모 통제 기능을 강화했고, 캘리포니아주는 챗봇 규제 법안을 제정했다.

08 I 루브르 강도, 세계를 놀라게 하다
10월 19일 저녁, 파리(Paris) 루브르 박물관(Louvre Museum)에서 영화 같은 강도 사건이 벌어졌다. 작업복 차림의 도둑들이 가구용 사다리로 침입해 8800만유로(1억200만달러) 상당의 왕실 보석을 훔쳐 스쿠터로 달아났다. 다만 도주 중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 하나를 떨어뜨렸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박물관에서 발생한 대담한 범죄는 국제적 화제가 됐고, 박물관 보안 시스템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용의자 3명이 체포돼 구금됐지만 훔친 보물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09 I 베네수엘라 긴장, 미국의 군사 작전
8월부터 워싱턴은 마약 밀수 단속을 명분으로 라틴아메리카 연안에 상당한 규모의 군사력을 배치했다. 최근 수 주간 카리브해(Caribbean Sea)와 태평양(Pacific Ocean)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상대로 20차례 이상 공습을 단행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미 법무부는 공습이 합법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유엔 고위 관계자는 ‘초법적 처형’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베네수엘라(Venezuela)와의 갈등이 심화됐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진짜 목적이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대통령을 축출하고 석유 매장량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은 마두로가 마약 카르텔을 이끌고 있다며 그의 체포에 5000만달러 현상금을 내걸었다.

10 I 기후 재앙, 인류에 경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가장 암울한 소식은 기후변화였다. 과학자들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더 빈번하고 치명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허리케인 멜리사(Hurricane Melissa)는 카리브해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태풍 중 하나로 자메이카(Jamaica) 전역을 황폐화시켰고, 아이티(Haiti)와 쿠바(Cuba)에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혔다.
동남아시아도 예외가 아니었다. 필리핀(Philippines)은 2개월 사이 태풍 라가사(Ragasa)·칼마에기(Kalmaegi)·풍웡(Fung-wong)의 연쇄 공격을 받았고, 베트남(Vietnam)은 폭풍·홍수·산사태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냈다. 인도네시아(Indonesia)·태국(Thailand)·말레이시아(Malaysia)의 홍수와 산사태 사망자는 이번 주 400명을 넘어섰다.
유럽도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에 시달렸다. 프랑스(France) 지중해 연안은 50년 만에 최악의 화재를 겪었고, 미국에서는 번개로 인한 화재로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 북쪽 지역이 7월 중순부터 관광 시즌 내내 폐쇄됐다.
2025년은 인류가 기후변화라는 실존적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어떤 미래가 올지 보여준 한 해였다.

한국 뉴스 Top 10
01 I 현직 대통령 첫 체포에 만장일치 파면… ‘3특검’ 폭풍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결국 체포·구속을 거쳐 파면이라는 최후를 맞았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고, 만장일치로 파면된 초유의 사태였다.
계엄 해제 직후 시작된 수사는 새해 들어 급물살을 탔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월 3일 첫 체포를 시도했으나 경호처의 물리적 저지로 실패했다. 하지만 12일 뒤인 15일 재차 한남동 관저에 진입해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체포에 성공했다. 검찰은 26일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발은 격렬했다. 구속 결정이 나자 1월 19일 이들은 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해 건물과 집기를 파괴하고 경찰을 공격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였다. 탄핵 찬반 시위가 연일 이어지며 광장 정치가 극에 달했다.
헌법재판소는 4월 4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군경을 동원해 헌법기관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이 파면 이유였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에는 내란특검·김건희특검·순직해병특검 등 3대 특검이 7월부터 본격 가동됐다. 해병특검은 채해병 순직사고 관련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의혹’을 밝혀냈고, 김건희특검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을 드러냈다. 내란특검은 12월 14일 총 27명을 기소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02 I 3년 만의 정권교체… 李정부 출범, 국가 정상화 총력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치러진 6·3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1.15%)를 꺾고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8년 만에 또다시 조기 대선을 치른 국민은 3년 만에 정권 교체 카드를 선택했다.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민심은 안정과 정상화를 원했고, 이재명 후보는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주권 정부’를 표방하며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업무에 착수해 국가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성장과 회복’에 집중하며 비상계엄으로 멈춰 섰던 민생경제와 정상외교를 되살리는 데 주력했다.
내란 청산 작업도 신속하게 진행됐다. 3대 특검을 통한 대대적 수사 끝에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모두 구속기소됐다.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최초였다.
경제 분야에서는 금융시장 활성화에 주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코스피 5000 달성을 공약한 이재명 정부 출범 16일 만에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했고, 10월에는 4000선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외교 분야에서도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내걸고 최대 난제였던 한미 통상 협상에서 상호관세 15%, 대미투자 3500억달러라는 타협안을 도출해냈다.

03 I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
경북 경주에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국제행사였다.
이번 회의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외교의 완전한 국제무대 복귀를 선언한 자리로 평가받았다. 각국 정상들은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핵심 현안을 담은 ‘경주 선언’을 채택했고, 인공지능(AI) 및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확인했다.
회의 기간 중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최대 과제였던 관세협상을 타결하고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이라는 안보 성과도 거뒀다.
한중, 한일 정상회담을 연이어 소화하며 ‘국익중심 실용외교’ 기조를 구현했다.
특히 APEC을 계기로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관세전쟁’ 확전 자제 합의가 도출됐다. ‘가교 국가’로서 한국의 역할이 재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700여명의 국내외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APEC CEO 서밋’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 대통령을 만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공급을 약속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7개 기업은 5년간 9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04 I 한미 관세 협상 타결… 핵잠·우라늄 농축·재처리 발판 마련
정부는 10월 말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한국의 숙원이었던 핵추진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25% 상호관세를 예고하며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한미 양국은 끈질긴 협상 끝에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핵심 수출 품목인 한국산 자동차 관세도 25%에서 15%로 인하됐다.
대신 한국은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협상 막바지 최대 쟁점이었던 대미 현금투자 규모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총 200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안보 분야 성과는 더욱 획기적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 연료 공급을 요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힌 것이다. 핵연료 조달 방안 등은 한미 간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얻어냈다. 한미 정상 간 합의사항을 담은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05 I 78년 역사의 검찰청 폐지… 사법부 위상도 ‘흔들’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 장관 소속의 공소청과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각각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48년 창설 이후 범죄 수사의 선봉장 역할을 해온 검찰청은 78년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 이는 한국 형사사법 체계의 근본적 개편을 의미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내년 9월 개정안이 시행되면 검찰(공소청)은 직접 수사 개시를 할 수 없고,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만 가능해진다. 후속 논의 과정에서 보완 수사권마저 사라질 경우, 송치된 사건도 수사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 수사 요구’만 할 수 있다. 정부는 신설되는 중수청을 통해 수사 기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축적된 노하우와 인적 자원의 유실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국무총리 산하에 검찰개혁추진단을 꾸려 형사사법 체계 개편 관련 쟁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법부도 격랑에 휩싸였다.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지귀연 재판부의 구속취소 결정과 5월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로 거센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 불신 여론을 강조하며 대법관 증원을 뼈대로 하는 ‘사법개혁’ 추진에 나섰다. 전국 법원장들은 “제도 개편 논의에 사법부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반발했다.

06 I 조지아주 집단구금 사태… 동맹국 한국에 충격
9월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당국은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전자여행허가제(ESTA)와 B-1 상용 비자로 입국해 공장 건설을 돕던 기술자들이었다. 미 당국은 비자 규정 위반을 주장했으나, 실제로 유효한 비자 소지자들까지 체포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들이 수갑과 케이블타이, 족쇄를 찬 모습이 공개되면서 동맹국 한국 사회의 공분을 일으켰다. 구금 시설의 열악한 환경과 인종차별 의혹도 논란이 됐다.
한국 정부는 즉각 구금자 석방 협상에 나섰고, 양국은 불이익 없는 자발적 출국 형태로 귀국하는 데 합의했다. 사태 발생 1주일 만에 316명의 한국인 전원이 전세기를 통해 귀국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기술자들의 입국 필요성을 언급했고, 백악관도 현대차 측에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비자 관련 워킹 그룹을 결성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07 I 잇따른 해킹·화재… 속수무책 당한 정보보호 시스템
국내 정보보호의 허술한 민낯이 연이은 해킹 사고와 국가 전산 인프라 화재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SK텔레콤, KT, 롯데카드, 쿠팡 등 대형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침해가 잇따르며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과 2차 피해 우려가 확산됐다. 일부 사고는 수천만 건 규모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국내 플랫폼·금융 보안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공공 영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전산망 일부 서비스가.
중단되며, 단일 사고가 국가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취약성이 드러났다.
민간의 해킹과 공공의 물리적 재난이 동시에 반복되면서 ‘디지털 기반시설 안전’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과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긴급 보안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후 대응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정보 유출의 누적 위험, 침해 탐지 지연, 백업·이중화 미비 등 구조적 문제가 한 해를 관통한 핵심 과제로 남았다.

08 I 캄보디아 범죄단지 대학생 고문·살해… 청년층 충격
8월 8일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의 한 차량 안에서 한국인 대학생 박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몸에는 고문 흔적이 역력했고, 범죄단지에 감금돼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고 협박당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이 사건이 알려지며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전국에서 빗발쳤다. 범죄단지 탈출자들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신고해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다수의 청년이 이른바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속아 캄보디아로 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하데스 카페’ 등 중개 플랫폼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외교부를 비롯한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10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합동 대응팀’이 캄보디아로 파견됐다. 이를 계기로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로 송환됐다.
정부는 캄보디아와 합의해 11월부터 한국인 대상 범죄 태스크포스(TF)인 ‘코리아 전담반’을 가동했다. 12월 코리아 전담반은 시하누크빌 범죄단지를 급습해 사기 범죄를 벌이던 한국인 51명을 검거하고, 감금·고문당하던 20대 남성을 구출했다.
11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총회에서는 한국 경찰청이 제안한 초국가 범죄단지 공동 대응 결의안이 채택됐다.

09 I 코스피 4000 첫 돌파… ‘코리아 디스카운트’ 탈출 신호탄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등 초대형 악재 속에 2025년 거래를 시작한 한국 증시는 하반기 들어 화려한 비상에 성공했다.
2024년 말 2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12월 둘째 주 말(12일) 기준 4167.16까지 치솟았다.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무려 73.67%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는 세계 주요 21개국(G20 및 대만)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4.40%, S&P500지수가 16.83%, 나스닥종합지수가 21.08%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4월까지 9개월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8조원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5월부터 ‘사자’로 돌아서 순매수 행진을 벌인 것이 상승의 마중물이 됐다.
‘국장'(국내증시)을 외면하던 개인 투자자들도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및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계기로 차츰 국내 시장으로 복귀했다. 약달러 현상으로 촉발된 글로벌 유동성 랠리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피는 6월 새 정부 출범 전후부터 본격적인 ‘불장’에 진입했다. 10월에는 불과 한 달도 채 안 돼 여섯 차례나 100포인트 단위를 가볍게 뛰어넘는 기염을 토한 끝에 27일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섰다. 1980년 코스피 출범 후 45년 만에 전인미답의 영역에 발을 디딘 것이다.
코스피는 이후 11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도 ‘사천피’를 지켜내며 한국 증시의 ‘뉴노멀’을 굳히고 있다. 꿈의 지수인 ‘오천피'(코스피 5000)를 향한 여정도 본격화했다.

10 I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6관왕… K-뮤지컬 새 역사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6월 미국의 연극·뮤지컬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며 K-뮤지컬의 새 역사를 썼다.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상을 석권한 쾌거였다. 작가 박천휴는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 극본상과 작사·작곡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세계적인 창작자 반열에 올랐다.
이 작품의 토니상 수상은 영화와 드라마 위주였던 K-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0년 아카데미상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2022년 에미상 6관왕을 기록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이어 무대 작품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이다.
이 작품의 성공은 화려한 무대 장치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브로드웨이 블록버스터들 틈에서 ‘감성적 서사’와 ‘음악의 힘’만으로 거둔 성과여서 더욱 뜻깊다. 로봇들이 나누는 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기술 발전 속에서 소외되는 인간성과 아날로그적 감성을 건드린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 뮤지컬 시장이 라이선스 수입국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수출국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K팝과 드라마에 이어 K-공연이라는 새로운 한류 카테고리를 개척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2020년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2021년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1위를, 2022년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을 석권한 데 이어, 2025년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까지 정복하며 K-콘텐츠는 미국 4대 엔터테인먼트 시상식을 모두 제패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