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20% 내려도 문의 없어…온라인사업 집중에 도심권 상가 ‘텅텅’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시장 급성장에 따라 대도시 상가형 주택의 공실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8일 보도했다.
공실 장기화에 상가형 주택 건물주들은 임대료 최대 20% 인하 혜택을 내걸고 임차인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골목으로 떠나간 임차인들은 좀처럼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하노이 후에길(Hue)에서 여성의류점을 운영 중인 응옥 미(Ngoc My) 씨는 VN익스프레스에 “최근 월세 5000만 동(1897달러)을 주고 임차 중이던 매장을 비웠다”며 “임대인은 임대료 5% 인하를 제시하며 계약 유지를 희망했지만,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매장을 비울 수밖에 없었다. 매장을 빼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내년 뗏(Tet 설) 기간 온라인 판매를 위한 상품 재고 확보에 집중할 수 있어 장점이 큰 편”이라고 털어놨다.
하노이 시내에서 상가형 주택 전문 중개인으로 활동 중인 뚜언 프엉(Tuan Phuong) 씨는 “주요 도로변에 대형 매장들이 올해 초부터 매물로 나왔지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처럼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며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한 패션 체인은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창고만 남기고 매장 10곳을 비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실이 장기화하자 많은 임대인들은 임대료 20%를 깎아주겠다며 임차인 모집에 나선 상태이며, 상점가가 즐비한 도심 거리는 임대료가 최고 15%까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비어있는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호찌민시 또한 하이바쯩길(Hai Ba Trung), 리뜨쫑길(Ly Tu Trong), 응웬짜이길(Nguyen Trai) 등 주요 상권에서 공실이 점점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디엔비엔푸길(Dien Bien Phu)에서 태국 음식점을 운영 했던 꾸옥 후이(Quoc Huy) 대표는 “늘어나는 손실로 월 4000만 동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돼 최근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기존 임대료 절반 수준인 조금 더 작은 매장으로 옮겼다”고 털어놨다.
최근 얼어붙은 상가 임대 시장과 관련하여, 업계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VARs)의 응웬 찌 탄(Nguyen Chi Thanh) 상임부회장은 “인기 패션·액세서리 업체들이 상가형 주택을 떠나고 있다. 좋은 입지에 매장을 내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는 대신, 골목길에 위치한 작은 공간을 임대하고, 창고 확장과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는 것이 최근 리테일 브랜드들의 지배적인 추세로 자리잡은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절약한 임대료를 바탕으로 골목길 매장의 인지도 문제를 상쇄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및 소셜미디어(SNS) 광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투자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쇼피와 틱톡숍·라자타·티키 등 베트남 4대 이커머스 플랫폼의 9월 말 기준 GMV(총상품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305조9000억 동(약 116억420만 달러)을 기록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세빌스베트남(Savills Vietnam)의 까오 티 투 흐엉(Cao Thi Thu Huong) 수석 관리자는 “높은 임대료와 낮은 수익률이 영세 기업들의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과거 많은 기업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손실을 감내해가며 도심 프리미엄 매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였지만, 멀티미디어 광고의 등장으로 외부 매장을 통한 브랜드 홍보는 더 이상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게 됐다”며 상가형 주택의 수요 감소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많은 F&B 브랜드들이 전반적인 매장 수 폐점과 함께 쇼핑몰과 같은 주요 지역 플래그십 매장 일부에 집중하며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성장세를 뒷받침할 온라인 사업과 배송 서비스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같은 사업체는 방문 고객 유치를 위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기보다 테크아웃 및 배달 운영에 적합한 입지를 찾아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흐엉 수석은 “운영상의 필요와 편의시설, 합리적인 비용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가형 주택은 상업용 부동산에서 자연스러운 도태 과정을 밟고 있다. 임대인들은 임대료 기대치를 낮추고 유연성을 확보함으로써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이드비나 20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