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긴급 배치·헬기 구조 작전…”기후변화로 강도 세져” 분석


최근 아시아 4개국을 강타한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인도네시아(Indonesia)와 스리랑카(Sri Lanka)는 1일(현지시간) 군을 배치해 구조 작업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은 2일 최근 폭우가 내린 수마트라(Sumatra)섬 북부 3개 주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604명이 숨지고 46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442명이던 사망자는 구조 작업이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150명 넘게 늘었다.
북수마트라(North Sumatra)주, 서수마트라(West Sumatra)주, 아체(Aceh)주 등에서 2,600명이 다치고 57만 명가량이 집을 잃었다. 도로 파손과 통신망 두절로 일부 지역에는 구조대가 아직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EFE 통신은 피해 지역 전체 손실액을 4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로 추산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북수마트라를 방문해 “즉각 필요한 지원을 보내는 것이 정부의 우선순위”라며 “헬리콥터와 항공기를 배치해 구호 작업을 돕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군함 3척과 병원선 2척을 최악의 피해 지역에 보냈다. 많은 도로가 여전히 통행 불가능한 상태다.
이번 재난은 2018년 술라웨시(Sulawesi)에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2,000명 이상이 숨진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다.
프라보워 대통령에게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스리랑카와 달리 그는 아직 국제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
서수마트라주 빠당(Padang)에서 약 100㎞ 떨어진 숭아이냘로(Sungai Nyalo) 마을에서는 일요일 홍수가 대부분 빠졌지만 주택과 차량, 농작물이 두꺼운 회색 진흙으로 뒤덮였다. 55세 주민 이드리스(Idris)는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남기로 했다. 집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사이클론 디트와(Cyclone Ditwah)가 촉발한 홍수와 산사태로 366명이 숨지고 367명이 실종됐다.
정부는 국제 지원을 요청하고 군 헬리콥터를 동원해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Anura Kumara Dissanayake) 대통령은 재난 대응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우리 역사상 가장 크고 도전적인 자연재해에 직면했다”며 “이전보다 더 나은 나라를 건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피해는 약 3만1,000명이 숨지고 1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은 2004년 아시아 쓰나미 이후 스리랑카에서 최악이다.
스리랑카 재난관리센터는 11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20만 명가량이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일요일 오후 비는 잦아들었지만 수도 저지대가 침수됐고 당국은 대규모 구호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군 헬리콥터가 고립된 주민을 구출하고 식량을 전달하고 있으나 일요일 저녁 콜롬보(Colombo) 북쪽에서 한 대가 추락했다.
콜롬보 교외 웬나와떼(Wennawatte)에 사는 셀비(Selvi·46)는 일요일 침수된 집을 떠나며 옷가방과 귀중품 4개를 들고 나왔다. “집이 완전히 침수됐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지만 가족을 데려갈 안전한 피난처가 있기를 바란다”고 그녀는 말했다.
당국은 빗물이 차츰 빠진 뒤 쓰레기와 고인 물로 인해 뎅기열을 포함한 감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Thailand) 남부에서는 폭우로 176명이 숨졌다. 10년 만에 가장 치명적인 홍수다. 일부 지역에는 300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12개 지역에서 400만 명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구호 조치를 시행했지만 홍수 대응에 대한 대중의 비판이 커지고 있으며 2명의 지방 관리가 대응 실패 혐의로 직위 정지됐다.
시리퐁 앙카사쿤끼앗(Siriphong Angkhasakunkit) 태국 정부 대변인은 우선 2만6,000명에게 740만 달러(약 104억 원)를 보상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Malaysia)에서는 페를리스(Perlis)주에 폭우가 내려 2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믈라카 해협(Malacca Strait)에서 발생한 이례적 열대성 폭풍이 특히 수마트라섬에 폭우를 쏟아부었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가 폭풍의 강도를 높이고 더 많은 폭우를 만들어냈다. 더 따뜻한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머금기 때문이다.
1만7,000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서는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우기가 이어지고 이 기간에 홍수와 산사태가 자주 일어난다.
연합뉴스 2025.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