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머리 위 송풍구(에어 가스퍼)를 폐쇄하는 습관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기내가 다소 춥더라도 송풍구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는 풍향을 조절해 기류를 유지하는 것이 ‘지능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31일 오타와 대학교의 소아과 전문의이자 알레르기 전문가인 아미라 오즈나레인(Amiirah Aujnarain) 박사에 따르면, 좌석 위 송풍구는 단순히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아니라 승객 주변에 보이지 않는 ‘공기 방어막’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송풍구를 완전히 끄게 되면 승객 주변의 공기가 정체되는데, 이는 주변 승객으로부터 배출되는 비말이나 먼지,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 및 병원균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자료를 보면 기내 공기는 시간당 20~30회, 즉 2~3분마다 한 번씩 완전히 교체된다. 이는 일반 사무실 건물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다. 기내로 유입되는 공기의 절반은 외부에서 들어온 신선한 공기이며, 나머지 절반은 헤파(HEPA) 필터를 통해 재순환된다. 이 필터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99% 이상 걸러내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비행기의 공기 흐름은 천장에서 바닥으로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어 입자들이 앞뒤로 퍼지는 것을 방지한다. 이때 개별 송풍구는 헤파 필터로 정화된 공기를 승객의 안면부 주변으로 직접 공급해 국소적인 청정 구역을 만든다. 오즈나레인 박사는 “송풍구를 끄는 것이 객실 전체의 공기 질을 바꾸지는 않지만, 내 바로 옆의 공기 흐름을 정체시켜 병원균이 얼굴 주위에 머물게 할 수 있다”며 “이는 재채기나 코막힘, 기침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내가 춥게 느껴진다면 송풍구를 닫는 대신 바람의 방향을 몸이 아닌 비껴가는 쪽으로 조절하고, 얇은 겉옷이나 스카프를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기내 건조함으로 인한 불편함은 송풍구 차단이 아닌 립밤, 핸드크림, 미스트나 식염수 스프레이 등 보습 제품을 통해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비행 중과 비행 후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