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VinFast)의 초소형 전기 SUV ‘VF 3’가 인근 동남아 국가인 필리핀에서 ‘품절 대란’ 조짐을 보이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현지 연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저렴한 유지비를 앞세운 전기차로 수요가 몰리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자동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VF 3가 완전히 매진되었으며, 현재 주문 시 수개월을 대기해야 한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관련 페이지인 ‘Nuffsaid Society’ 등에는 VF 3 사진 위에 ‘품절(OUT OF STOCK)’ 문구가 적힌 게시물이 공유되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빈패스트가 ‘솔드패스트(SoldFast, 빨리 팔린다)’가 되었다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빈패스트 측은 아직 공식적인 품절 여부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VF 3는 지난 2024년 필리핀에 진출하며 베트남 외 첫 해외 시장으로 낙점된 바 있다. 좁은 골목과 정체가 심한 필리핀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컴팩트한 디자인과 경쟁력 있는 가격이 강점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VF 3의 시작 가격은 약 645,000페소(약 11,000달러) 수준이며, 초기 예약 고객에게는 배터리 구매 방식에 따라 605,000~705,000페소의 혜택가와 소액의 예약금 설정으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
빈패스트의 파격적인 서비스 정책도 인기에 불을 지폈다. 빈패스트는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3개국에서 2029년 3월 31일까지 ‘충전 무료’ 프로그램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개인 및 법인 고객은 빈그룹 산하 V-그린(V-Green)이 운영하는 충전소에서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꿀 경우 차량 가격의 3~5%를 추가 할인해 주는 ‘에코 교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현재 필리핀은 심각한 에너지 압박을 받고 있다. 현지 에너지부에 따르면 경유 가격이 리터당 120페소를 돌파하며 중동 분쟁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이로 인해 수백 개의 주유소가 운영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1회 충전 시 최대 210km를 주행할 수 있고 36분 만에 급속 충전(10%→70%)이 가능한 VF 3는 필리핀 서민층과 직장인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의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한 VF 3와 같은 보급형 전기차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빈패스트가 현지 공급망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