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최대 두 배까지 불어나는 등 대출 이용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고정 기간 종료 후 변동 금리가 연 15~16% 수준까지 치솟으며 가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호찌민시 빈탄(Bình Tân)군에 거주하는 응우옌 마인 훙(Nguyễn Mạnh Hùng) 씨는 2년 전 8% 고정 금리로 30억 동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했다. 당시 월 상환액은 약 2,800만 동이었으나, 작년 말 우대 기간이 끝나고 금리가 15%로 재조정되면서 현재는 매달 4,500만 동을 은행에 내고 있다. 훙 씨는 “월급의 절반 이상을 대출 갚는 데 쓰고 나면 생활비조차 빠듯해 계좌 잔고가 0원이 되는 달이 허다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빈타인(Bình Thạnh)군에서 17억 동 상당의 아파트를 사며 60억 동을 대출받은 투 항(Thu Hằng) 씨는 이달 초 금리가 15%로 오르면서 월 상환액이 1억 2,000만 동(이자만 약 8,500만 동)으로 치솟았다. 믿었던 임대 수익마저 끊기면서 추가 자산 매각까지 고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투자 목적으로 무리하게 대출(레버리지)을 일으킨 투자자들은 고사 직전이다. 하노이(Hà Nội)의 한 투자자는 호찌민 내 아파트 여러 채를 구입하며 200억 동을 대출받았으나, 금리가 14%로 오를 경우 매달 이자만 2억 2,000만 동을 감당해야 한다. 부동산 거래 절벽으로 매물 처분조차 쉽지 않아 ‘돈을 태워 자산을 유지하는’ 형국이다.
현재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신규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급매물이 쏟아지는 이차(전매) 시장은 가격이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3월 기준 ㎡당 평균 아파트 가격은 하노이 8,700만 동, 호찌민 6,900만 동으로 여전히 높다.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VARS) 응우옌 반 딩(Nguyễn Văn Đính) 회장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실거주자와 투자자 모두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며 “상환 능력을 상실한 대출자들이 수억 동씩 손해를 보고 파는 ‘손절매’ 물량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부동산 컨설턴트 레 꾸옥 끼엔(Lê Quốc Kiên) 씨는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가 득이 되지만 금리가 반전되면 치명적인 독이 된다”며 “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월 소득의 30%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며, 공포에 질려 무리하게 추격 매수하는 ‘포모(FOMO)’ 심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