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30초의 빨간불도 견디지 못하고 경적을 울리거나 정지선을 침범하는 베트남 운전자들의 조급증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현지 매체 뚜오이쩨(Tuổi Trẻ)에 기고된 독자 응우옌 응옥 티(Nguyễn Ngọc Thi)의 글에 따르면, 베트남 도심 교차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간불 30초’ 기다리기는 단순한 교통 법규 준수를 넘어 개인의 시민 의식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사회 전반이 과거보다 빨라진 속도에 노출되면서 도로 위에서도 기다림을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시간 뉴스, 즉각적인 메시지 응답, 빠른 음식 배달 등에 익숙해진 나머지 신호등 앞에서 멈춰 서는 기초적인 규칙조차 지키기 어려워하는 모습이다. 많은 운전자가 초록불이 켜지기도 전에 조금이라도 먼저 나가기 위해 차량을 찔러넣거나, 뒷차의 경적 압박에 못 이겨 신호를 위반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조급함은 대형 교통사고의 시발점이 된다. 한 방향의 신호가 바뀌었을 때 교차 통행 차량은 당연히 멈춰야 하지만, 몇 초를 아끼려는 차량 한 대가 흐름을 끊으면 급제동과 정체, 심지어는 치명적인 충돌 사고로 이어진다. 수초의 시간을 벌려다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수습하는 데 수 시간이 걸리고,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상처는 수십 년간 지속된다.
실제로 베트남 내 주요 교차로에서는 신호 대기 중인 차량 행렬 사이로 몇몇 운전자가 무리하게 앞서 나가려 하거나, 보행자 신호가 끝나기도 전에 출발하는 광경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단순히 법규 위반을 넘어 공동체의 안전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기적인 태도로 비판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숙한 교통 문화 구축이 거창한 구호가 아닌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정지선 지키기, 차선 준수하기, 차례 기다리기와 같은 일상적인 습관이 모여 안전한 도로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처럼 교통경찰이나 단속 카메라가 없어도 스스로 신호를 기다리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빨간불 앞에서 기다리는 30초는 단순히 멈춰 있는 시간이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고 공동체의 규칙을 확인하는 성찰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잠시 속도를 줄이고 양보하는 태도가 도로 위 안전은 물론 베트남 사회 전반의 품격을 높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