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최대 명절인 설(뗏) 연휴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베트남 북부 전역은 영적 기원과 전통문화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봄 축제’의 계절로 탈바꿈하고 있다. 18일 뚜오이째 보도에 따르면 이번 병오년 설 이후 반드시 가봐야 할 북부 지역의 10대 축제들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곳은 하노이의 흐엉 사원(Chua Huong, 향사) 축제다. 음력 1월 6일부터 시작해 3개월간 이어지는 이 축제는 베트남에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불교 순례 축제다. 옌 스트림(Yen Stream)을 따라 나룻배를 타고 이동하며 수려한 석회암 산세를 감상하고, 향적동(Huong Tich Cave)에 올라 한 해의 평안을 비는 과정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영적 여정으로 평가받는다.
음력 1월 10일 개막하는 꽝닌성 옌뜨(Yen Tu) 축제는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해발 1,068m 정상의 동 사원(Chua Dong)까지 이어지는 순례길은 죽림선파(Truc Lam Zen)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다. 특히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구름 덮인 산등성이는 신비로운 장관을 연출한다.
민속 음악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면 음력 1월 13일 박닌성에서 열리는 림(Lim) 축제가 제격이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인 꽌호(Quan Ho) 민요 공연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전통 의상을 입은 남녀 가수들이 배 위에서 주고받는 서정적인 노래는 베트남 북부 특유의 정취를 자아낸다. 이외에도 전통 그네 타기, 씨름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역사적 의미가 깊은 축제들도 잇따른다. 음력 1월 14일 밤 남딘성에서 열리는 쩐 사원 인장 개봉(Khai An) 축제는 한 해의 관운과 행운을 기원하는 인장을 받기 위해 전국에서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든다. 하노이 소크선(Soc Son)의 지옹(Giong) 축제는 베트남의 사불멸(Four Immortals) 중 하나인 지옹 성인을 기리는 행사로, 화려한 행렬과 전투 재현 장면이 압권이다.
이 밖에도 음력 1월 7일 밤 자정에 열리는 닌빈성의 비엥(Vieng) 시장 축제는 ‘운을 사고파는 시장’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서는 농기구나 묘목을 사며 한 해의 풍년과 행운을 기원한다. 뒤이어 열리는 푸더이(Phu Day) 축제는 베트남 토착 신앙인 ‘모(Dao Mau, 모신 신앙)’의 중심지로 화려한 의식과 가무가 펼쳐진다.
또한 푸토성의 훙왕 기일(Hung Kings’ Temple Festival)은 음력 3월 10일 베트남 민족의 시조를 기리는 가장 엄숙한 국가 행사로 거행된다. 빈푹성의 떠이티엔(Tay Thien) 축제와 하노이의 도응다(Dong Da) 축제 역시 각각 불교와 도교의 결합, 그리고 외세 침략에 맞선 승전의 역사를 기념하며 북부 봄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문화 전문가들은 “뗏 이후의 봄 축제는 베트남 사람들의 공동체 의식과 영적 믿음이 집약된 문화적 보고”라며, 각 축제의 시기와 의미를 미리 파악하고 방문한다면 베트남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