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 푸쑤옌현 다 찻(Da Chat) 마을에는 외부인은 결코 알아들을 수 없는 200년 전통의 비밀 언어가 존재한다. 19일 브이앤익스프레스(VnExpress) 보도에 따르면 ‘떠이 쓰언(Toi Xuon)’이라 불리는 이 독특한 슬랭 체계는 과거 마을의 핵심 기술이었던 대나무 맷돌 제작법을 외부에 유출하지 않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보안 암호’였다.
이 언어의 기원은 19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을 기술자들은 팀을 꾸려 타지로 원정 작업을 떠나곤 했는데, 기술적 비밀을 유지하고 동료들끼리만 은밀하게 소통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단어 체계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주인이 보는 앞에서 제자가 실수했을 때 사수가 “주인이 보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이 슬랭으로 전함으로써 기술을 교정하는 동시에 제자의 체면을 살려주는 식이었다.
‘떠이 쓰언’은 베트남어의 문법 구조를 차용하되 어휘를 완전히 바꾼 형태다. ‘조앙(Choang)’은 아름답다, ‘벳 조앙(Bet doang)’은 예쁜 집, ‘냣 조앙(Nhat doang)’은 예쁜 소녀를 뜻한다. 숫자 체계 역시 일반적인 베트남어와 완전히 다르며, 최근에는 오토바이를 ‘쓰언 모(Suon mo)’, 시계를 ‘쓰언 냣(Suon nhat)’이라 부르는 등 시대에 맞게 신조어도 추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 유서 깊은 언어는 현재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2000년대 들어 산업용 제분기가 보급되면서 수제 대나무 맷돌 제작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마을 주민 1,500명 중 이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구는 40%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50대 이상의 고령층이다. 젊은 세대들은 이 언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어 전승이 끊길 위험이 크다.
이에 베트남 당국은 2016년 ‘떠이 쓰언’을 하노이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보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7년에는 200여 개의 슬랭 단어를 기록한 ‘다 찻 마을의 민속 문화’라는 책자가 발간되기도 했다. 언어 전문가들은 이 슬랭이 베트남에서 유일무이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희귀 유산이라고 평가한다.
마을 원로인 응우옌 반 응잉 씨는 “이 언어는 단순한 소통 수단을 넘어 우리 마을의 정체성을 지켜온 방패였다”며 “대나무 맷돌 제작업은 사라졌지만,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이 비밀 언어만큼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