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던 예술가 클로에 사이 브레유 뒤퐁(Chloé Saï Breil-Dupont, 베트남명 부이 쿠에)이 자신의 뿌리인 베트남으로 돌아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16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호찌민시에서 열린 첫 개인전을 통해 베트남에서의 삶을 ‘달콤하다’고 정의하며 현지 생활에 대한 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1990년 파리에서 프랑스·베트남계 아버지와 카탈루냐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클로에는 어린 시절부터 베트남 할머니를 통해 베트남 문화를 접하며 자랐다. 그녀는 2023년 호찌민으로 거처를 옮긴 뒤, 지난해 9월 호찌민시 박물관에서 ‘여기, 저기, 그리고 어디에나(Here, There and Everywhere)’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는 그녀의 할머니가 평소 즐겨 쓰던 “네 몸은 프랑스에 있어도 마음은 항상 베트남에 있다”는 말에서 영감을 받았다.
베트남으로의 귀환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클로에는 베트남에 도착한 직후 심각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세 차례의 수술을 받았으며, 수개월간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또한 오랫동안 이어진 과도한 업무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지쳐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베트남은 나를 치료하기 위해 온 곳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통해 나를 회복시켜 주었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이제 베트남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현지인들과 소통한다. 세계적인 예술가로 인정받아 2021년 장 프랑수아 프랏 상(Jean-François Prat Prize)을 수상했을 때보다, 베트남어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본 할머니가 “네가 자랑스럽다”고 말했을 때 더 큰 감동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정착은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프랑스에 있던 아버지가 베트남을 자주 방문하게 되었고 올해 설(뗏)에는 할머니도 베트남으로 돌아와 함께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클로에는 이번 설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하노이에서 사원을 방문하고 서예를 즐긴 뒤, 할머니의 고향인 박리에우(Bac Lieu, 현재의 까마우성 일부)로 가족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집을 지었고, 설령 나중에 떠나게 되더라도 호찌민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나의 고향”이라며 베트남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예술가로서의 삶과 정체성을 베트남에서 새롭게 정의하고 있는 클로에는 매일 아침 커피 한 잔과 운동, 그리고 화실에서의 작업을 통해 소박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베트남에서의 삶은 정말 달콤하다. 화가로서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큰 축복을 받았다고 느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