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동남아 관광의 보석으로 불리던 캄보디아가 ‘사이버 범죄의 천국’이라는 오명과 국경 분쟁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사상 최악의 관광 위기에 직면했다.
12일 캄보디아 관광부와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캄보디아를 찾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20%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6%나 폭락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캄보디아 내 취업 사기 캠프에 연루된 한국인 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한국 정부가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 금지에 해당하는 최고 수준의 여행 경보를 발령한 데 따른 직격탄으로 풀이된다.
관광업의 경제 기여도 역시 처참한 수준이다. 2019년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12.1%를 차지하며 국가 경제를 견인했던 관광업 비중은 2024년 **9.4%**까지 쪼그라들었다. 캄보디아의 상징인 앙코르와트조차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유례없는 정막감에 휩싸였다.
국경을 맞댄 태국과의 관계 악화도 치명적이었다. 2025년 내내 이어진 태국과의 무력 충돌로 인해 동남아 내 최대 시장이었던 태국인 관광객 수는 50% 이상 폭락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말에야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미 실추된 이미지와 취소된 예약 행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중국 시장 역시 불안정하다. 지난해 12월 중국인 관광객이 전월 대비 41.5% 증가했으나,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중국 정부는 캄보디아를 ‘사기 파라다이스’라고 지칭하며 범죄 소탕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당국은 이에 부응해 지난 1월 사기 조직의 핵심 인물인 **천즈(Chen Zhi)**를 체포해 중국으로 송환하는 등 뒤늦은 수습에 나서고 있다.
메콩 전략 자본(Mekong Strategic Capital)의 스테판 히긴스 상무이사는 “사기 센터 문제가 동아시아 전역에 널리 알려지면서 캄보디아의 평판이 바닥을 쳤다”며 “범죄 조직 해체와 평판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관광객 숫자가 다시 회복되는 것은 결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날 일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현재 캄보디아 당국은 한국 정부와 협력해 초국가적 사기 근절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인 대상 비자 면제 시범 정책을 도입하는 등 고사 직전의 관광 산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