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의 카페들이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이른바 ‘카공족’을 관리하기 위해 이용 시간 제한과 편의시설 축소라는 강도 높은 대응책을 내놓으며 논란이 일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와 운영비 부담 속에 수익성을 지키려는 업주들과 과도한 서비스 제한이라는 고객들의 불만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뚜오이째 보도에 따르면 호찌민 시내 중심가인 타이반룽 거리의 한 카페는 최근 이용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엄격한 이용 수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 카페는 음료 한 잔당 이용 시간을 최대 90분으로 제한하고, 노트북 사용은 20~30분 내외로만 허용한다. 또한 좁은 매장 공간 효율을 위해 1인 고객은 카운터석으로만 안내하며, 3~4인용 테이블에는 별도의 안내문을 붙여 다인석임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음료 없이 음식만 주문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일부 저가형 카페들은 더욱 극단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다. 팜반동 대로변의 한 카페는 화장실 내 변기 커버나 휴지, 비데 등을 고의로 비치하지 않아 고객들의 장기 체류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해당 업주는 한 잔에 1만 8천~2만 5천 동(약 1,000~1,400원) 수준인 저렴한 음료를 팔면서 대학생이나 근로자들이 온종일 에어컨과 전기를 사용하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화장실 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며 자리를 비우지 않는 고객들로 인해 시설 고장이 잦았던 점도 이러한 조치의 배경이 됐다.
이러한 카페들의 ‘고객 관리’ 기법을 두고 현지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이용객은 매장 회전율을 높여야 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며 지지를 보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화장실과 같은 기본적인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공간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인권과 서비스 질 측면에서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20대 젊은 층 사이에서는 카페가 단순한 식음료 판매처를 넘어 업무와 휴식의 복합 공간으로 자리 잡은 만큼, 명확한 고지 없이 편의를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베트남 대도시의 급격한 물가 상승과 소상공인들의 생존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호찌민시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료와 공공요금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불편한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향후 카페 업계 전반에 걸쳐 이용 시간 유료화나 구역별 차등 요금제 등 새로운 운영 모델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