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파상공세에 가까운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이 오히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자립 가도를 달리고 있다. 세계 20대 반도체 제조사 중 중국 기업 3곳이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이들의 전체 매출 규모도 500억 달러에 육박하며 글로벌 시장의 핵심축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베트남 경제 매체 카페에프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의 분석 결과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기술 제재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에스엠아이씨(SMIC)와 화훙반도체 등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들은 성숙 공정에서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매출 규모를 키우며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이러한 약진은 역설적으로 미국의 강력한 규제가 낳은 결과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와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막아서자,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어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설계부터 소재, 부품, 장비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며 외부 압박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왔다.
수치상으로도 중국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세계 20대 반도체 기업에 진입한 중국 업체들의 합산 매출은 5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이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 둔화 속에서도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5세대 이동통신(5G) 등 미래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 기술력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미국의 ‘기술 고립’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은 추가적인 제재를 검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 역시 희귀 금속 수출 제한과 대규모 보조금 지급으로 맞불을 놓으며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은 단순한 기업 성장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이미 범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첨단 공정에서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