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는 미국에서 시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경제적 부담 1위는 식료품비나 임대료가 아닌 의료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더라도 병원비 걱정에 진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의료 시스템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브이엔익스프레스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비영리 보건 정책 연구 기관인 케이에프에프(KFF)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약 74%가 예기치 못한 의료비를 가장 큰 경제적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이는 장바구니 물가나 가스비, 주거비에 대한 걱정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3명은 병원비와 약값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특히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가계에서도 의료비 부담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 보험이 있는 가입자들조차 높은 자기부담금과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이른바 깜짝 청구서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재정적 부담은 실질적인 건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지난 1년 동안 비용 문제 때문에 치과 진료를 포함한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미루거나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처방받은 약을 사지 않거나 복용량을 임의로 줄이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의료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반면, 보험 체계는 복잡하고 사각지대가 많아 시민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정국과 맞물려 의료비 절감과 보험 제도 개혁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시민들은 실질적인 약값 인하와 투명한 청구 시스템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미국인들에게 의료비는 단순히 돈의 문제를 넘어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책적 대안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