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은 상승으로 전고점 직전까지 다가섰던 베트남 증시가 급격한 매도세에 직면하며 9거래일 동안 이어온 상승세를 마감했다.
베트남 대표 주가지수인 호치민증시(HoSE) VN지수는 9일 전거래일 대비 6.57포인트(0.37%) 내린 1747.17로 장을 마쳤다.
이날 개장 전 증권 업계는 대체로 “VN지수가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1765에 근접함에 따라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오전장 지수는 2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며 장 중 한때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으나, 이후 강력한 매도세로 인해 지속적인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빈그룹(Vingroup 종목코드 VIC)은 그룹주 가운데 나홀로 4.78% 상승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이 외 빈펄(VPL, -3.1%), 빈홈(VHM, -2.27%), 빈컴리테일(VRE, -2.88%) 3개 종목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호치민증시 거래 종목 371개 중 하락 마감한 종목이 234개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크게 내렸다. 특히 시총 상위 30대 종목 중에서는 25개 종목이 하락하며 대형주 중심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종합 지수인 VN30은 10.8포인트(0.54%) 내린 1973.02를 나타냈다.
섹터별로는 석유·가스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보합권에 머문 PV오일(OIL)을 제외하면 PV드릴링(PVD, -5.42%) 등 주요 종목들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은행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는데 특히 LP은행(LPB)은 4.97% 하락했고, 호치민시개발은행(HDB, -38.2%), VP은행(VPB, -3.2%), 군대은행(MBB, -2.37%), 비엣틴은행(CTG, -1.96%)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베트남수출입은행(EIB, +1.12%)과 비엣콤은행(VCB, +0.17%)은 소폭 상승 마감했다.
증권에서는 종목별로 차별화된 장세를 보였다. 주요 종목 중에서는 SSI증권(SSI, -2.21%), 테크콤증권(TCX, -1.72%), VN다이렉트증권(VND, -0.53%), VIX증권(VIX, -0.21%) 등이 소폭 하락한 반면, 호치민시증권(HCM, +1.78%), 비엣캡증권(VCI, +0.74%)은 상승했다.
지수는 약세를 보였지만, 시장 유동성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호치민증시 거래대금은 전거래일 대비 약 8조 동(3억340만여 달러) 증가한 약 29조4930억 동(11억1850만여 달러)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빈그룹이 2조 동(약 7590만 달러)을 넘기며 거래액이 가장 많았고, 사이공하노이은행(SHB, -0.6%), VIX증권이 각각 1조4400억 동(약 5460만여 달러), 1조3600억 동(약 5160만 달러)으로 그 뒤를 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세를 나타냈는데 규모는 2조4000억 동(9100만 여 달러) 이상으로 9월 중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빈그룹주와 호치민시개발은행, 군대은행, 세콤은행(STB, -0.31%) 등을 주로 매도했다.
장 종료 후 일부 증권사들은 “높은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수가 소폭 하락하는 것은 시장 균형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인 조정으로, 전고점을 돌파하기 전 시장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