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산업의 미래: 에너지 전환의 구조적 전환점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전력개발계획과 제도 변화가 만드는 ESS 기업의 전략적 무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베트남 역시 ‘정책 선언’에서 ‘제도 실행’ 단계로 빠르게 이행 중이다. 2025년 4월, 베트남 정부는 제8차 전력개발계획(PDP8)의 개정안을 승인하고,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7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이 개정안은 단순한 용량 목표 제시를 넘어,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를 에너지 구조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뒤이어 시행된 법령 57/2025/ND-CP는 직접전력거래제도(DPPA)와 옥상 태양광 발전 자가소비·판매 구조의 제도화를 통해 민간의 전력시장 참여 기반을 크게 확장했다. 국가 전력망에 국한되던 구조에서 탈피하여, 기업과 발전사업자가 보다 능동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PDP8 개정안과 법령 57호가 ESS 산업에 어떤 정책적 기반과 기회를 제공하는지 살펴보고, 앞으로의 베트남 시장에서 ESS가 어떤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1. 에너지 정책 변화의 핵심: 선언에서 실행으로

(1) PDP8 개정의 핵심 방향

PDP8 개정안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며, 2030년까지 태양광 4673GW, 풍력 2638GW, 해상풍력 최대 17GW를 포함하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 계획을 제시했다. ESS는 이러한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라 계통 안정성과 운영 유연성을 확보하는 전략 자산으로 강조된다. 배터리 저장 시스템은 2030년 10~16.3GW, 2050년까지는 96GW로 급격히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2030년까지 가정과 사무실의 50% 이상이 옥상 태양광을 설치하고, 생산 전력은 자가소비 중심으로 활용되며 계통으로는 판매하지 않는 방향을 설정했다. 이는 분산형 전원과 ESS의 결합을 전제로 한 정책 방향으로 읽힌다.

(2) 법령 57호의 주요 내용

법령 57호는 전기법 개정의 하위 실행령으로, 민간의 직접 전력 구매와 자가소비 태양광의 시장화를 위한 구체적인 구조를 담고 있다.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직접전력거래제도(DPPA)와
옥상 태양광 설비를 자가소비 및 잉여 전력 판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적 기반이 구체화되며, 이전까지 국가 전력망을 거쳐야 했던 거래 구조에서 민간 주도의 에너지 거래 구조로 옮겨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2. ESS 기업이 주목해야 할 전략 포인트

이번 정책 변화는 ESS 기업에 세 가지 측면에서 전략적 기회를 열어준다.
첫째, 국가 차원의 ESS 수요 확대는 곧 기술 기반 기업에게 장기적인 공급 및 운영 기회를 의미한다. ESS가 단순한 보조 설비가 아닌,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인정받는 지금, PMS·EMS 기반 기술 경쟁력은 곧 시장 진입의 열쇠가 된다.
둘째, 분산형 전원과 자가소비 모델 확대는 소규모 ESS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가정용·상업용 ESS 시장의 성장성은 대규모 설비 위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진입 포인트가 될 수 있으며, 현지화 전략이나 로컬 파트너십도 중요해질 것이다.


셋째, 직접전력거래제도의 제도화는 ESS의 사업모델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재생에너지 연계 ESS, VPP(가상발전소),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지며, 기존의 단일 공급자-소비자 구조를 넘어선 확장성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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