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 안에 못 풀겠다”…베트남 수능 ‘충격’ 받은 외국인들

-틱톡 영상 수천만 조회수 전문가 “공식 암기 아닌 실용 영어 평가로 전환” 긍정 평가도

Candidates in Ho Chi Minh City take the 2025 high school graduation exam. Photo: Quynh Tran

베트남 고등학교 영어 졸업시험이 너무 어려워 영어 원어민들조차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30일 보도했다. 

호찌민시(Ho Chi Minh City)의 영어학원에서 2년간 가르친 뒤 국제학교로 옮긴 영국인 네이선 브룩스(Nathan Brooks·30)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베트남 고교 영어시험이 외국인도 어려워한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1101번 시험지를 풀어봤다.

브룩스는 “시험 레이아웃부터 따라가기 어렵고, 많은 문제가 퍼즐 스타일로 설계돼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수험생들이 계속 사고방식을 바꿔야 하고, 원어민조차 쉽게 집중력을 잃고 세부사항을 놓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문제는 학술 어휘와 복잡한 구조를 사용해 수험생들이 단순한 의미 이해뿐 아니라 문맥과 문장 간 연결을 파악해야 정답을 고를 수 있다”며 “나도 다 못 풀겠다. 영어가 외국어인 나라 고등학생들에게는 너무 어렵고 스트레스가 크다”고 평가했다.

TEFL 영어교사 커뮤니티 관리자인 데브라 만(Debra Mann)도 시험을 풀어본 뒤 “많은 문제를 두 번 읽어야 이해할 수 있었다”며 “부자연스러운 문장 구조를 사용하고 국제 기준과 달라 학습자들에게 처음부터 어려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틱톡(TikTok)에서는 ‘2025년 영어 문제를 푸는 외국인들’ 영상이 수천만 조회수와 수천 개의 댓글을 기록하고 있다. 한 미국인 틱토커는 40문제 중 6문제를 틀렸고, 다른 영상에서는 베트남 학생이 영국인 2명을 초청해 시험을 풀게 한 뒤 10점 만점에 7점을 줬다.

하노이와 호찌민시 외국인 커뮤니티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는 문제가 분류돼 있어 학생들이 더 유연하게 사고하도록 한다고 평가했지만, 많은 의견은 고등학생에게 너무 어렵고 심지어 원어민에게도 어려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한 사용자 존(John)은 “정답은 맞힐 수 있지만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이런 문제는 거의 원어민만 풀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다”고 댓글을 달아 3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하지만 모든 외국인이 올해 시험에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니다. 링고패스 잉글리시(LingoPass English) 창립자인 미국인 조슈아 라이언(Joshua Ryan·31)은 “올해 영어시험이 작년 대비 특히 어휘 면에서 크게 변했다”며 “‘그린워싱(greenwashing·친환경 이미지 조작)’ 같은 원어민도 모를 수 있는 낯선 단어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이유는 공식에 의존하고 새로운 단어를 처리하는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베트남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는 방식이 여전히 공식적이고 주로 문제 풀이용이지 언어 사용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큰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레호앙퐁(Le Hoang Phong) YOUREORG 영어교육 컨설팅기관 학술이사는 “올해 영어시험을 둘러싼 논란은 평가 접근법의 변화에서 크게 비롯됐다”며 “언어 능력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평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시험에 많은 긍정적 요소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지문이 연습용 인위적 문장이 아닌 실제 말뭉치에서 가져와 진정성이 높아졌고,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 더 가깝다”며 “형식적 지식 테스트에서 맥락 속 사용 능력 평가로 전환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Vnexpress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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