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티·야식·밤샘 생활이 부른 비극…투석 환자 15%가 35세 미만
베트남에서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인한 젊은층 신부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밀크티와 야식, 밤샘 생활에 익숙한 2030세대가 ‘침묵의 살인자’ 신장병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보도했다.
하노이 의과대학병원 병실에서 의사는 23세 대학생 두이(Duy)에게 냉정하게 말했다. “말기 신부전입니다. 즉시 투석을 시작해야 합니다.”
두이는 목이 메인 채 응우옌 반 탄(Nguyen Van Thanh) 신장내과 부과장에게 말했다. “전 아직 20대예요. 담배도 안 피워요. 그냥 식사와 수면이 불규칙할 뿐인데…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요.”
탄 부과장은 충격에 빠진 젊은이에게 설명했다. “질병 발견이 늦었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신장 기능을 잃었습니다. 이제 투석이나 이식만이 살 길입니다.”
두이는 1년 전 4기 만성 신장병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졸업시험 준비로 바빠 정기 검진과 치료를 소홀히 했고, 2개월간 약도 끊었다. 최근 극심한 피로와 메스꺼움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말기였다.
이제 두이는 일주일에 3번, 병원 침대에 누워 정맥에 바늘을 꽂고 윙윙거리는 투석기 옆에서 시간을 보낸다. 친구들의 모임과 맛집 약속 메시지가 올 때마다 후회가 밀려온다.
밀크티, 탄산음료, 매운 라면, 튀김이 그의 일상 식단이었다. 늦은 밤 야식을 먹고 새벽 2~3시까지 깨어 있는 것도 일상이었다. 친구가 “건강하게 살라”고 충고하면 “인생 재미있게 먼저 살자”며 웃어넘겼다.
두이는 쓸쓸히 말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몸을 더 잘 관리했을 텐데. 이제는 너무 늦었어요.”
20세 학생 호아이(Hoai)도 마찬가지였다. “전 고작 20살인데요”라며 말을 더듬었다. 탄 부과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반응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래픽 디자인 아르바이트를 하던 호아이는 동료들 사이에서 ‘데드라인 퀸’으로 불렸다. 낮에는 공부, 밤에는 일하며 빵, 소시지,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노트북 옆엔 항상 진한 커피가 있었고, 극도로 목마를 때만 물을 마셨다.
“난 젊으니까 데드라인을 쫓는 거고, 잠은 늙은이들이나 자는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소변볼 때 아픔을 느꼈지만 스트레스 때문이라 여기고 약국에서 항생제를 사 먹었다. 메스꺼움, 피로, 불면, 미각 변화가 생겨서야 하노이 의과대학병원을 찾았다.
탄 부과장은 그녀를 신장 기능 10% 미만의 말기 신부전으로 진단했다. 가능한 한 빨리 신장 이식이 필요한 상태였다.
현재 베트남에는 1000만 명 이상의 만성 신장병 환자가 있다. 성인 인구의 12.8%에 해당한다. 매년 8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80만 명이 투석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전국 투석기는 5500대뿐이어서 3만3000명만 치료받을 수 있어 수요의 30%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건부가 밝혔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신장병이 젊은층을 강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찌민시 쪼라이병원(Cho Ray Hospital) 인공신장센터에서는 2024년 첫 3개월간 정기 투석 환자 450명 중 15%가 35세 미만이었다. 대부분 말기 진단을 받았다.
호찌민시 빈단병원(Binh Dan Hospital) 신장내과에서는 외래환자의 3분의 1이 40세 미만이다. 하노이 득장종합병원(Duc Giang General Hospital)에서는 지난 5년간 정기 투석이 필요한 젊은 말기 만성 신장병 환자가 5~10% 증가했다.
탄 부과장은 신부전의 주요 원인으로 사구체 질환, 요로 결석, 감염을 꼽았지만, 불건전한 생활습관도 주요 요인이라고 했다. 운동 부족, 수면 부족, 위생 불량, 수분 섭취 부족, 잦은 소변 참기, 과도한 음주와 흡연, 고염분 섭취, 육류·설탕·튀김·가공식품 과다 섭취, 무분별한 약물 사용이 그것이다.
말기 신장병 치료 비용은 환자와 가족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준다. 투석 1회 비용은 70만~130만 베트남동(26~50달러)이다. 주 3회 받으면 건강보험이 없는 환자는 월 900만~1500만 베트남동을 부담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 신장 이식은 3억~5억 베트남동이 들고, 이후 면역억제제 비용은 별도다.
의사들은 현재 가장 큰 과제가 젊은층 신장병 증가 추세를 막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성 신장병은 조용히 진행되어 초기엔 뚜렷한 증상이 없어 간과되기 쉽다. 피로, 메스꺼움, 식욕 부진 등 경고 신호가 나타날 때는 이미 말기여서 치료가 어렵고 효과도 떨어진다.
베트남은 신장 이식률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장기 기증자 부족과 높은 이식 비용이 큰 장벽이다. 현재 말기 신부전 환자 중 이식받는 비율은 1%에 불과하다.
의사들은 균형 잡힌 식단 유지, 충분한 수분 섭취, 짠 음식 피하기, 패스트푸드와 술 제한, 금연, 규칙적 운동, 특히 일반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 남용 금지를 당부했다.
Vnexpress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