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아이 태우고 불법 유턴…”교통문화가 국가 미래 좌우한다”
베트남 언론이 부모들의 교통법규 위반이 자녀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다며 경종을 울렸다.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Express는 12일 “베트남의 다음 세대가 길거리에서 잘못된 교훈을 배우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 매체는 지난 6월 3일 하노이(Hanoi)에서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일방통행 도로에서 여러 대의 오토바이가 불법 유턴을 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특히 어린 아들을 태운 한 여성이 마주 오는 차량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은 뒤 멀리서 교통경찰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돌아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VnExpress는 이 영상을 본 한 5세 아이가 “아빠, 교통경찰을 보면 도망가야 하는 거예요?”라고 물었다는 사례를 들며 “어린이들이 부모의 법규 위반 행위를 통해 잘못된 사회 인식을 학습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매체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큰 투자를 하며 이곳저곳 학원을 다니게 하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일상의 교훈은 놓치고 있다”며 “불법 유턴 같은 작은 행동을 통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에게 편법을 쓰고, 책임감 없이 행동하며, 편할 때는 규칙을 무시해도 된다고 가르치고 있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직함과 규칙에 대한 존중으로 키워진 아이는 인생의 어려움에 직면해도 이겨낼 수 있지만, 편법과 기만으로 자란 아이는 신뢰, 책임감, 내적 평화와 씨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VnExpress는 “도로에서 보여주는 문화는 우리가 물려주는 가치관을 반영하며, 이것이 국가의 미래를 형성한다”며 “우리 거리가 질서정연해지고 사회가 진정 발전하기까지 몇 세대가 더 필요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면서 교통법규 위반이 일상화돼 있어, 이런 문제 제기가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Vnexpress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