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홀로 쓰러진 한국인, 1년간 병원 치료 받고 귀국

-80일 혼수상태 뇌출혈 환자…베트남 의료진이 ‘가족’ 되어 돌봐

Alone in Vietnam, South Korean coma survivor spends a year in hospital

베트남에서 홀로 생활하던 한국인 남성이 뇌출혈로 80일간 혼수상태에 빠져 1년간 현지 병원에서 치료받은 끝에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Vnexpress지가 6일 보도했다. 

성일(가명·42)씨는 지난 5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맡기며 힘겹지만 희망적인 여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거의 1년간 호찌민시(Ho Chi Minh City)의 FV병원(FV Hospital)에 머물며 생명을 위협했던 출혈성 뇌졸중에서 회복해왔다.

귀국 여행은 감정적이고 불안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성일씨는 눈에 띄게 불안해했다. 함께 동행한 FV병원 간호사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 그를 진정시켰다. 착륙 후 그는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 한국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

성일씨의 시련은 1년 전 시작됐다. 이틀간 직장에 나오지 않자 사람들이 그의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한 것이다. 베트남에 직계 가족이 없던 상황에서 그는 FV병원으로 응급 이송됐고, 의사들은 보호자 동의 없이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응급 뇌수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후 식물인간 상태로 진단됐다. 몇 주가 지나도 호전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한국에서 날아온 아버지는 아들이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감에 가슴 아파하며 떠났다.

하지만 베트남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80일 동안 의사들은 여러 합병증을 관리하며 성일씨 곁을 지켰다. 그러던 중 기적처럼 그가 눈을 떴고, 한국어와 영어, 심지어 베트남어에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성일씨는 제한적이나마 움직임을 되찾았고 눈짓과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시작했다. 간호사들은 그를 씻기고 음식을 먹이며 치료를 격려하고 작은 진전이 있을 때마다 함께 기뻐했다. 그들은 아무도 없는 타국에서 그의 대리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그를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13년간 거주한 성일씨는 더 이상 유효한 한국 건강보험이 없었다. 한국 병원들은 처음에 그의 입원을 거부했다. 호찌민시 총영사관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마침내 병원 침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귀국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적어 간호사에게 건넸다. 이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소박하고 진심 어린 몸짓이자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기도 했다.

추티응우옛안(Chu Thi Nguyet Anh) 수간호사는 “그가 아마도 연락을 유지하고 언젠가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나중에 FV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의 헌신과 연민에 직접 감사를 표했다.

Vnexpress 20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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