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공급난에 직면한 싱가포르 정부가 국민들에게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고 개인 차량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10일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간 킴 용(Gan Kim Yong) 부총리는 지난 8일 의회 연설을 통해 중동 분쟁의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간 부총리는 “현재 정부가 글로벌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가계와 기업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에너지 관리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절전 방안으로 가정 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 구매와 더불어 에어컨 사용 자제, 자가용 운전 대신 대중교통 이용 등을 제시했다. 기업들에는 에너지 효율 보조금(Energy Efficiency Grant) 등을 활용해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등 에너지 효율 개선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싱가포르 당국은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2분기 규제 전기 요금은 kWh당 27.27센트로 이미 2.1% 인상됐으나, 이는 1월부터 3월 중순 사이의 연료 가격만 반영된 수치다. 간 부총리는 “최근의 급격한 연료비 상승분은 아직 극히 일부만 반영된 상태”라며 “전기 요금의 약 절반이 연료비로 구성되는 만큼 다음 조정 시기에는 더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기료뿐만 아니라 수입 물가 전반을 자극해 교통비와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해 가구당 500싱가포르달러(약 390달러) 규모의 바우처 지급 시기를 6개월 앞당기기로 했으며, 성인 대상 생활비 특별 지원금도 200달러 증액해 지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