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 경찰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병든 돼지 약 300톤을 불법 도축해 시중에 유통한 혐의로 가축 검역관을 포함한 용의자 8명을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이 유통한 오염된 고기는 일반 재래시장뿐만 아니라 하노이 시내 학교 급식소까지 공급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7일 경제경찰이 하노이 남푸(Nam Phu) 지역의 한 도축장을 급습하면서 전말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도축장 운영자 응우옌 티 히엔(31) 등 4명은 푸토성과 뚜옌꽝성 등 북부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병든 돼지나 이미 죽은 돼지를 헐값에 사들여 하노이로 운송한 뒤 조직적으로 도축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하노이 축산·수의국 소속 검역관 3명과 결탁해 필수 검역 과정을 무사통과하는 수법을 썼다. 기소된 공무원들은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으며, 인근 푸토성 소속 수의사 한 명은 검역 서류를 위조해 병든 돼지가 정상적인 고기로 둔갑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올해 초부터 약 3,600마리, 무게로는 300톤에 달하는 병든 돼지고기를 하노이 도매시장과 전통시장에 유통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고기가 대형 식품 유통사인 ‘끄엉 팟(Cuong Phat)’ 식품회사를 통해 하노이 관내 여러 학교 급식소에 식재료로 공급되었다는 사실이다.
베트남에서 검역 당국이 연루된 먹거리 스캔들은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1월에도 하이퐁의 유명 통조림 업체인 ‘하롱 캔포코(Halong Canfoco)’가 병든 돼지고기를 사용했다가 적발되었으며, 당시 뇌물을 받고 이를 묵인한 고위 검역관이 체포된 바 있다. 하노이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육류 유통망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학교 급식 식자재 관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