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항공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항공사들의 운항 스케줄 변경과 노선 취소가 잇따라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4~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항공권을 미리 예매한 승객들은 자신이 예약한 항공편이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까 매일 예약 상태를 확인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노이와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일본, 중국 등 해외 노선과 나짱(Nha Trang) 등 인기 국내선 예약자들 사이에서 항공편 취소 루머와 실제 변경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응우옌 미 씨는 “이미 일본행 항공권과 현지 공연 티켓에 거액을 썼는데, SNS를 통해 항공편 무더기 취소 소문이 돌고 있어 매일 아침저녁으로 항공사 앱을 확인한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실제로 일부 여행객은 사전 통보 없이 항공편 판매가 중단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항공사에 직접 연락해 예약 변경을 받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전세기를 이용하는 일부 중국 노선(하노이-란저우 등)은 이미 취소되었고, 일부 노선은 항공사와의 가격 협상 결렬로 기종 변경이나 일정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여행 상품 예약률은 이전보다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혼란의 근본 원인은 급등한 항공유 가격에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평균 항공유 가격은 지난 2월 말 중동 분쟁 발생 이후 두 배 가까이 치솟아 지난 24일 기준 배럴당 230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대응해 아시아 주요 항공사들은 내달 1일부터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인상한다. 홍콩 캐세이퍼이픽은 전 노선 유류할증료를 최대 34% 인상하며, 싱가포르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스쿠트항공도 전 노선 요금 조정을 예고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필리핀 세부퍼시픽이 20~26%, 타이항공이 10~15% 수준의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베트남 항공청 역시 4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국내선 유류할증료 부과를 제안한 상태다. 이 안이 통과되면 하노이-호찌민 노선 왕복 요금은 최대 400만 동, 하노이-푸꾸옥 노선은 468만 동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여행객의 경우 세 가지 수칙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당표했다. 먼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자신이 예약한 시간대의 항공권이 여전히 판매 중인지 확인해야 한다. 판매 목록에서 사라졌다면 다른 시간대로 통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홈페이지 내 ‘나의 예약 관리’ 메뉴에서 일정 이메일 재발송을 요청했을 때, 메일이 오지 않거나 정보가 비어 있다면 취소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항공사 고객센터나 공식 매표소를 통해 최종 확인을 거쳐야 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공급량 조절에 나설 때 단체 관광객용 ‘시리즈 티켓’을 개별 예약 건보다 우선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신뢰할 수 있는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