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조선업계가 연초부터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특수선들을 잇따라 진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까다로운 기술 표준을 요구하는 유럽 선주들이 베트남 조선소로 몰려들면서 베트남이 글로벌 조선 공급망의 새로운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선공업잡지(Tap chi Cong nghiep tau thuy) 3월호에 따르면 베트남 조선사들은 최근 단순 상선 위주에서 벗어나 해상풍력 지원선(CSOV), 현대식 준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하롱 조선소(Ha Long Shipbuilding)는 벨기에 선주사인 CMB.Tech를 위해 건조한 CSOV 8720(YN552208) 모델을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해상풍력 발전 단지 유지보수에 투입되는 이 선박은 세계적인 조선 그룹 다멘(Damen)의 설계와 DNV 선급의 엄격한 감독하에 제작되었으며, 이는 베트남 조선소가 국제적인 안전 및 품질 관리 기준을 완벽히 충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앞서 2월 3일에는 남찌에우 조선소(Nam Trieu Shipbuilding)가 네덜란드 선주사인 더치 드레징(Dutch Dredging)의 2,300㎥급 흡입 준설선을 진수했다. 세계적 준설선 설계 기업인 IHC 그룹의 기술력이 투입된 이 선박은 높은 효율성과 엄격한 환경 표준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였다. 네덜란드,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의 주요 해운 대국들이 베트남에 발주를 늘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베트남은 긴 해안선과 전략적 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 외에도 기술 수준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인건비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 확대도 조선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베트남조선(HVS)은 2025년 5월에 1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하며 2030년까지 연간 건조 능력을 23척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환경 규제 강화와 비용 문제로 유럽 내 건조가 어려워지자 기술 협력이 용이한 아시아 지역으로의 생산 기지 이전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조선 시장은 2024년부터 2028년 사이 약 221억 달러 규모의 추가 성장이 예상되며 2030년에는 전체 시장 규모가 1,9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베트남 내부적으로도 해양 운송 수요가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어 2030년까지 400만에서 500만 DWT 규모의 신조 및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트남에는 88개의 해양 조선소와 수백 개의 내륙 수로 선박 건조 시설이 있으며 연간 총 건조 능력은 약 350만 DWT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 초 고부가가치 선박들의 연쇄 진수는 베트남 조선업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단조로운 조립을 넘어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기술적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