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분쟁 장기화로 항공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아시아 주요 항공사들이 4월부터 일제히 유류할증료를 인상하거나 항공권 가격을 올리고 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Cathay Pacific)은 26일 4월 1일부터 전 노선 유류할증료를 3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단거리 50달러(USD), 중거리 93달러, 장거리 200달러가 새로운 할증 기준이다. 캐세이퍼시픽의 경우 연료비가 전체 운영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며, 헤징(hedging) 조치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유가 급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싱가포르항공(SIA)과 자회사 스쿠트(Scoot)도 전 노선 항공권 가격을 인상했으나 연료비 급등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항공(Thai Airways)은 10∼15%, 세부퍼시픽(Cebu Pacific)은 20∼26%, 에어아시아엑스(AirAsia X)도 전 노선에 임시 가격 조정을 적용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월 28일 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항공유 평균 가격은 약 두 배 가까이 올라 3월 20일 기준 배럴당 197달러를 기록했다. 항공유는 전체 항공 산업 운영 비용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베트남에서도 제트A1(Jet A1)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230달러를 넘어서자 베트남 민간항공청(CAAV)이 26일 건설부에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일반석 국내선 항공권에 연료 할증료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노선에 따라 편도 기준 29만7,000∼68만 동(VND)의 할증료가 추가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하노이(Hanoi)~호찌민시(Ho Chi Minh City) 노선 최고 항공권 가격은 약 400만 동, 하노이~푸꾸옥(Phu Quoc) 노선은 468만 동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 응우옌꽝쭝(Nguyen Quang Trung) 부대표이사는 지난 3월 9일 민간항공청 회의에서 “연료비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르면 운항 비용이 두 배로 늘어 비행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라고 밝혔다.
베트남 노선에서도 유류할증료 인상이 이미 진행 중이다. 에바항공(Eva Air)은 3월 17일부터 베트남~대만(Taiwan) 편도 기준 할증료를 42달러에서 60달러로 올렸으며, 스타럭스(Starlux)는 베트남~미국·유럽연합(EU) 편도를 117달러에서 180달러로 인상했다.
국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4월 이후 출발하는 대부분의 해외 여행 패키지 가격도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60% 이상의 국제 항공사가 운영 비용이 약 40% 증가한 데 대응해 이미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