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0시를 기해 베트남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최대 5,600동 이상 대폭 인하됐으나, 식당 등 외식 물가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어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 인상을 이유로 일제히 가격을 올렸던 상인들은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 등 다른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E5RON92 휘발유는 리터당 4,749동, RON95-III는 5,625동 각각 인하됐다. 유가 하락 소식에 시민들은 환호했으나 정작 실생활물가인 음식값 등은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호찌민시 반끼엡(Vạn Kiếp) 거리의 한 식당은 유가 상승기에 메뉴당 5,000동씩 가격을 올린 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빈찌동(Bình Trị Đông)의 한 간식 가게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지난 24일부터 가격을 인상했다.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유가 인하만으로는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로나이티에우(Đại lộ Bình Dương)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홍호아(Hồng Hoa) 씨는 유가가 내렸음에도 도시락 가격을 28,000동으로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가스비와 돼지고기, 채소, 임대료 등 다른 제반 비용이 전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2킬로그램 가스 한 통 가격이 여전히 55만 동 선을 유지하고 있어 유가 인하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상인들은 가격을 한 번 내렸다가 다시 올릴 경우 고객 이탈이 심각할 수 있다는 점도 가격 고수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 상인은 현재 판매 중인 재고가 유가가 높을 때 들여온 원자재인 만큼 즉각적인 반영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학생 짠민또안 씨는 유가가 오를 때는 운송비 핑계로 즉각 3,000동에서 5,000동씩 올리더니 정작 유가가 급락할 때는 침묵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투득(Thủ Đức)에 거주하는 트런민투안 씨 역시 유가 상승기에 편승해 올랐던 서비스 요금들이 유가 하락 시에는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현상을 비판했다.
소비자들은 상인들이 가격 변동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무리하게 가격을 올린 식당을 이용하지 않거나 외식 대신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가 하락이 실질적인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유통 구조 개선과 함께 상인들의 합리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