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사교육 규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24년 제정된 교육부 통달 제29호(Thong tu 29/2024/TT-BGDDT)가 시행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개정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25년간 세 번째 전면 재작성이다.
호찌민시 변호사협회 소속 호앙하(Hoang Ha) 변호사는 최근 탄니엔(Thanh Nien)에 기고한 칼럼에서 “사교육은 규제하면 다른 방식으로 새어나온다. 금지하면 우회로가 생기고, 단속하면 새로운 형태가 등장한다”며 그 원인이 교사의 의식이나 학교의 규정 불준수가 아닌 입시 구조 자체에 있다고 진단했다.
하노이(Hanoi) 교육훈련국(Department of Education and Training)에 따르면 2025년 4월 11일 기준 하노이 내 중학교 졸업 예정자는 약 12만7,000명인 반면, 122개 공립 일반고등학교의 10학년 정원 합계는 7만9,740명으로 전체의 62.8%에 불과하다. 나머지 학생들은 사립학교, 직업교육기관, 또는 더 비싸고 먼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 구조에서 수학·국어·외국어 3개 과목 시험에서 점수 몇 점을 더 받기 위한 사교육은 학구열이 아니라 합리적인 생존 전략이다.
시험 설계도 문제다. 현행 10학년 입시는 표준화 시험 방식으로 암기와 풀이 훈련에 유리한 구조를 띠고 있다. 시험이 정해진 공식을 맞히는 능력보다 사고력과 실제 상황 적용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 사교육의 이점도 줄어든다. 대학입시도 마찬가지다. 수험생 간 점수 차이가 합격 여부를 결정짓는 구조에서 학부모들은 살 수 있는 모든 점수를 사려 한다. 어떤 통달도 이 경제 논리를 바꾸지 못한다.
세 번째 문제는 학교 내 평가 방식이다. 교사가 직접 출제하는 시험이 주요 평가 기준인 상황에서 해당 교사에게 과외를 받는 것은 정보 우위를 가져다준다. 통달 제29호가 ‘교과 내용 선행 학습 금지’ 원칙을 명시했지만, 출제 스타일·중요 포인트·채점 방식에 대한 정보 우위는 어떤 법령도 금지할 수 없다.
호앙하 변호사는 이 문제가 베트남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Korea)은 학원 운영 시간을 제한했지만 수요는 줄지 않고 개인 과외와 온라인 학습으로 이동했다. 일본(Japan)과 중국(China)도 마찬가지다. 뿌리가 바뀌지 않으면 줄기는 계속 자란다.
그는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세 가지 요소로 지식 암기 중심의 고(高)선발 시험 구조, 점수 일원화된 대학 입시 방식, 학벌과 학교 이름을 여전히 주요 채용 기준으로 삼는 노동 시장을 꼽았다. 이 세 가지가 맞물려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교육 수요를 만들어내며, 셋 모두를 손대지 않으면 규정 개정은 물줄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방향만 바꾸는 데 그친다고 결론지었다.
교육부가 현재 통달 제29호 개정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호앙하 변호사는 “더 중요한 것은 10학년 입시와 고등학교 졸업시험 출제 방식을 암기 위주에서 역량 평가 중심으로 개편하고, 단일 시험 점수에 의존하지 않는 다차원적 대입 방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