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푸꾸옥(Phu Quoc)의 주요 인프라 건설 현장이 심각한 공기 지연 위기에 처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독려에도 불구하고 유가 폭등에 따른 연료 부족과 고질적인 토지 보상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푸꾸옥의 핵심 도로인 DT975 건설 현장과 국제공항 확장 공사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날 밤 경유 가격이 리터당 33,000동 이상으로 치솟으며 연료 공급이 사실상 끊겼기 때문이다. 하루 1만 리터 이상의 연료가 필요한 대형 건설사들도 현재 1~2천 리터 남짓의 소량만 확보하며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안팟(An Phat) 건설의 황 흐엉 선 현장소장은 날씨가 좋아 공사에 속도를 내야 할 시기인데 연료가 없어 장비를 놀리고 있다며 숙식비를 지급해야 하는 150여 명의 노동자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진퇴양난이라고 토로했다.
연료난보다 더 심각한 것은 토지 보상 지연이다. 안토이(An Thoi) 이주단지, 쑤오이런(Suoi Lon) 호수 등 주요 프로젝트들은 계획 대비 40~60일가량 공정이 뒤처진 상태다. 안토이 이주단지의 경우 일부 구역의 인도가 늦어지며 보상을 거부하는 가구들과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푸꾸옥 국제공항 확장 사업 역시 전체 201헥타르 중 현재까지 측량이 완료된 곳은 74헥타르에 불과하다. 소유주 불명이나 무단 점유 등 복잡한 토지 소유 관계가 얽혀 있어 당국은 오는 25일 소유주 없는 토지에 대한 공고를 내고 강제 집행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까지 채 18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끼엔장성과 푸꾸옥 특별경제구역은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쩐 민 과(Tran Minh Khoa) 푸꾸옥 특별경제구역 의장은 직접 현장을 돌며 주민 설득에 나섰다. 그는 단순히 땅을 뺏으려는 것이 아니라 푸꾸옥의 미래를 위해 협조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조기 토지 인도 가구에 대해 5~10%의 추가 보상금을 지급하는 유인책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일반적인 행정 절차로는 기한 내 완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짠 딩 티엔 전 베트남 경제연구원장은 APEC은 푸꾸옥이 세계적인 해안 도시로 도약할 기회이자 베트남의 국격을 보여줄 시험대라며 전시 상황에 준하는 초법적 메커니즘을 적용해 모든 병목 현상을 즉각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 트리 타잉 전략브랜드연구원장 역시 이번 인프라 구축은 단순한 행사용이 아니라 푸꾸옥의 미래 표준을 세우는 일이라며 시간 압박 속에서도 부실 공사나 행정 오류가 없도록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계획대로라면 APEC 관련 시설은 운영 테스트를 위해 개최 3~6개월 전인 2027년 초까지는 모든 공사를 마쳐야 한다. 푸꾸옥이 이 거대한 도전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