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석유 및 액체천연가스(LNG)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통행료 부과를 검토하고 나서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19일 이란 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보안 보장 명목의 세금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마예 라피에이 이란 의원은 인터뷰에서 “해운, 에너지, 식량 안보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 항로로 사용하는 국가들이 이란에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란이 자국의 ‘힘과 권위, 위신’을 동원해 해협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타국들이 세금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이스라엘 및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란 군 당국은 자국 에너지 시설이 계속 공격받을 경우 역내 에너지 인프라를 완전히 파괴하겠다며 보복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란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적들이 이란의 인프라를 공격한 것은 중대한 실수”라며 “공격이 계속된다면 대응은 훨씬 더 강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에 의해 사실상 봉쇄된 상태로, 이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18일 기준 약 3,200척의 선박과 2만여 명의 선원이 해당 해역에 고립된 것으로 추산했다.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장은 “해협의 해상 활동이 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으며,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역시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분쟁 발생 이후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일대에서 20척 이상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서방 국가들은 이란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으나, 이란 측은 현재의 상황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무력 사용 때문이라며 맞서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군함 호송 계획은 유럽 동맹국들의 거부로 난항을 겪고 있어 당분간 물류 대란과 비용 상승 압박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