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가파른 금리 인상의 여파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18일 현지 부동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13~14%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고 시장 유동성이 바닥을 치고 있다.
DKRA 베트남의 최신 시장 조사 결과, 최근 신규 프로젝트의 예약률은 금리 인상 발표 전과 비교해 30~4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설(Tet) 연휴 이후는 분양 시장의 성수기로 꼽히지만, 현재 많은 부동산 개발사들이 신규 프로젝트 출시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잠정 중단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심각하다. 호찌민시의 부동산 투자자이자 중개인인 따 쭝 끼엔(Ta Trung Kien) 씨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은행 레버리지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왔으나, 금리가 폭등하면서 투자를 멈추고 자산 밸런스를 조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금리 인상 소식 이후 기존 예약 고객들의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래 절벽’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 홍 탕(Vo Hong Thang) DKRA 그룹 부사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공급은 급감하고 개발사들은 신규 사업에 극도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시장 수요 역시 작년 11월 이전 대비 30~4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빌스(Savills) 베트남의 수 응옥 크엉(Su Ngoc Khuong) 이사는 “개발사들이 물량을 소화하려면 가격 책정을 현실화하고 결제 조건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며 “올해는 구매자와 개발사 모두에게 매우 조심스러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 연준(Fed)이 2026년 내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견되고 지정학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대출 비중을 50% 미만으로 낮추고 실제 현금 흐름이 확실한 고객층에 집중하는 등 판매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