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시의 우량주로 꼽히던 덕장 케미칼(DGC)이 경영진의 무더기 구속과 사법 리스크라는 ‘퍼펙트 스톰’을 맞으며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베트남(MASVN)은 지난 17일 밤 덕장 케미칼을 신용융자(Margin) 가능 종목 리스트에서 전격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은 DGC 주식에 대한 담보대출 비율을 기존 45%에서 0%로 조정했다. 이는 해당 주식을 담보로 한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함은 물론, 기존 대출금에 대해 즉각적인 상환을 요구하는 사실상의 ‘마진콜’ 조치다. 이번 결정으로 미래에셋에서 신용 거래가 가능한 종목은 196개로 줄어들었다.
증권사가 이처럼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선 것은 DGC 그룹 핵심 경영진이 공안부 수사국의 수사 선상에 오르며 기업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오 후우 후옌(Dao Huu Huyen) 회장과 그의 아들인 다오 후우 주이 안(Dao Huu Duy Anh) 부회장을 포함한 고위 간부들이 회계 부정, 자원 불법 채굴, 환경 오염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이 중 상당수가 현재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시장 반응은 처참했다. 17일 거래에서 DGC 주가는 장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했다. 하한가에 쌓인 매도 잔량만 1,200만 주를 넘어섰지만, 사겠다는 매수 세력은 종일 자취를 감췄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에도 특별한 악재 없이 연쇄 하한가를 기록했던 전력이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내부적으로 리스크가 감지되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DGC는 연간 매출 11조 동(약 6,000억 원), 순이익 3조 동(약 1,600억 원)을 기록하는 지역 내 최대 황린 수출 기업이다. 2025년에도 전년 대비 14% 증가한 11조 2,620억 동의 매출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7,487동으로 탄탄한 펀더멘털을 자랑해왔으나, 이번 사법 리스크로 인해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평가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지배 구조와 법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주가는 숫자를 따라가지 않는다”며 “마진거래 중단은 반대매매 물량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당분간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