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최대의 황린 수출 기업인 덕장 케미칼 그룹(Duc Giang Chemical, 이하 DGC)이 경영진의 무더기 기소라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창업주인 다오 후우 후옌(Dao Huu Huyen) 회장 일가의 지배력은 오히려 더욱 공고해지고 있어 기업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베트남 공안부 수사국에 따르면, DGC 그룹과 그 계열사의 환경 오염 및 불법 채굴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 다오 후우 후옌 회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 14명이 정식 기소됐다. 후옌 회장은 수백만 톤의 폐기물을 불법 투기한 환경 오염 혐의와 수천억 동 규모의 아파타이트(Apatite) 광물 불법 채굴, 그리고 매출 은닉을 통한 탈세 등 총 3가지 주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 명단에는 후옌 회장의 아들인 다오 후우 주이 안(Dao Huu Duy Anh)과 수석 회계사 등 그룹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사법 당국의 칼날이 경영진을 겨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DGC의 실질적인 통제권은 여전히 ‘다오(Dao)’ 씨 일가의 손에 쥐여 있다. 현재 후옌 회장 일가는 전체 정관 자본의 약 40%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며 절대적인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상세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최대 주주인 후옌 회장이 18.38%를 보유하고 있으며 형수 응오 티 응옥 란(6.64%), 동생 다오 후우 카(5.96%), 부인 응우옌 티 홍 란(3.74%), 아들 주이 안(3.01%) 등이 촘촘하게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처럼 특정 가족에게 집중된 지배 구조는 이사회가 회장의 독단을 견제하기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외부 전문 경영진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루우 바흐 닷(Luu Bach Dat) 총지배인의 지분은 0.07%에 불과하며, 다른 집행부 역시 실질적인 발언권을 갖기 힘든 미미한 지분만을 보유 중이다. 특히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드래곤 캐피털(Dragon Capital)은 최근 DGC 주식 20만 주를 순매도하며 지분율을 4.98%로 낮췄다. 이로써 대주주 지위(5% 이상)를 상실한 드래곤 캐피털은 향후 추가 매도 시 공시 의무에서도 벗어나게 되어 사실상 ‘조용한 엑시트(투자 회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법적 리스크를 피해 지분을 정리하면서 결과적으로 후옌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비대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기업의 경영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가족 경영의 폐쇄성을 극복할 수 있는 거버넌스 개선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현재 DGC 그룹은 경영진 공백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가족 중심의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향후 재판 결과와 환경 복구 비용 등 막대한 사후 처리가 기업 가치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