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자국 내 400만 명의 외국인 거주자를 대상으로 40여 년 만에 가장 가파른 입국 관리 수수료 인상을 추진한다. 18일 일본 현지 언론과 출입국관리청에 따르면, 일본 각료회의(국무회의)는 지난 10일 영주권 신청 수수료 상한선을 현재 1만 엔에서 최대 30만 엔(약 26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실제 징수액은 약 20만 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법안은 1982년 이후 처음으로 법정 수수료 상한선을 개정하는 것으로, 영주권뿐만 아니라 체류 자격 연장 및 변경 수수료도 현재 일괄 6,000엔에서 체류 기간에 따라 1만 엔~7만 엔까지 대폭 인상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25년 말 기준 413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외국인 거주자 관리 비용과 디지털 인프라 구축, 지원 서비스 확충을 위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법안에는 무비자 입국 국가(74개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사전 입국 심사 제도인 ‘JESTA(Japan 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 도입이 포함됐다. 미국의 ESTA와 유사한 이 시스템은 테러 방지와 불법 취업 예방을 목적으로 하며, 온라인 등록을 거치지 않은 여행객은 탑승이 거부된다. 일본 정부는 2028 회계연도에 JESTA를 런칭하고 2029년 3월까지 전면 의무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증세를 두고 일본 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가이진팟(GaijinPot) 등 외신은 추가로 확보될 약 2,250억 엔의 연간 수익 중 60%만이 외국인 지원 프로그램에 사용되고, 나머지 40%는 고교 무상 교육이나 휘발유세 폐지 등 외국인과 무관한 국내 정책 재원으로 전용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사나에 다카이치(Sanae Takaichi)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시정연설에서 “부적절한 외국인의 입국은 막되, 문제가 없는 방문객의 입국 절차는 원활하게 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40년까지 1,100만 명의 노동력 부족이 예상되는 일본이 정작 필요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인력 확보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1년 단위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저소득 노동자들에게는 이번 수수료 인상이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