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달러짜리 ‘떠다니는 요새’의 굴욕… 화재로 승조원 600명 노숙 신세

130억 달러짜리 '떠다니는 요새'의 굴욕… 화재로 승조원 600명 노숙 신세

출처: VnExpress VN
날짜: 2026. 3. 17.

미 해군 사상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최신형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이 중동 작전 중 발생한 화재로 승조원 600여 명이 침실을 잃고 노숙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8일 미 해군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발생한 함내 세탁실 화재가 30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함정 내 거주 구역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는 건조기 통풍구에서 시작되어 걷잡을 수 없이 번졌으며, 이 과정에서 승조원 수십 명이 연기를 흡입하고 3명이 부상을 입어 지상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불길을 잡는 데만 하루가 꼬박 넘게 걸리면서 침실을 잃은 600여 명의 수당(좁은 침상 구역) 승조원들은 식당 탁자나 바닥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다행히 함정의 핵심 시설인 원자로와 엔진 시스템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는 포드함이 이례적인 장기 파견 근무를 수행하던 중에 발생해 그 피로도가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장 337m, 폭 78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 항모는 카리브해에서 중동으로 급파되어 이란 공습 작전에 투입된 지 벌써 10개월째다. 이는 1975년 이후 미 항모 역사상 가장 긴 배치 기간으로, 예정대로 5월까지 작전이 연장될 경우 1년 내내 바다 위를 떠도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포드함의 시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건조 비용만 약 130억 달러(한화 약 17조 원)가 투입됐지만, 잦은 고장과 설계 결함으로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달에는 함내 650개 화장실이 수시로 막히는 이른바 ‘화장실 위기’가 보도되기도 했다. 한 번 막힘을 해결하는 데 특수 화학물질 비용으로만 40만 달러가 소요되는 등 설계 단계부터의 부실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존 커비 전 국방부 대변인은 “장기 항해 시 함정의 마모와 승조원의 정신적 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최고의 성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당초 올해 초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 예정됐던 대규모 유지 보수와 업그레이드 일정도 중동 정세 악화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현재 펜타곤은 포드함의 작전 한계 도달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지 H.W. 부시함(USS George HW Bush)을 조기 투입해 교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 불리던 포드함이 화재와 설비 결함이라는 암초를 만나며 미 해군 전력 운용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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